~연평도 포격 사진, 뉴시스에서 가져왔습니다.
오늘 경남도민일보에 <2010년 겨울, 연평도>라는 시가 있어 올립니다.
경남 합천에서 농사를 지으면서 시를 쓰고 있는 서정홍 선생님 시입니다.
제목이 2010년 겨울, 연평도 인데, 누가 지면 무어 하겠습니까? 라는 글이 가장 마음에 와 닿았습니다.
연평도에 폭탄이 떨어지고 난뒤 이런 저런 말들이 많습니다.
전쟁의 공포를 느끼는 사람들은 어쨌든 전쟁은 나서 안된다고 합니다.
아이들도 불안하지 '진짜 전쟁 나? '하면서 되묻기도 합니다.
그렇습니다.
비굴하게 들릴지는 모르지만, 어떤 이유로도 전쟁은 나서는 안됩니다.
전쟁이 나면 조금 가진 것도, 그나마 남아 있는 자존심도 세울 수가 없습니다.
누가 지면 무어 하겠습니까?
2010년 겨울, 연평도
한 번 죽고 나면
다시 돌아오지 못하는
사람이 죽었는데
누가 이기고
누가 지면 무어 하겠습니까?
고양이도 죽고
강아지도 죽고
애써 지은 집이 다 부서지고
애써 가꾼 논밭이 다 허물어졌는데
누가 이기고
누가 지면 무어 하겠습니까?
더구나 같은 겨레가
같은 겨레를 쏘아 죽였는데
누가 이기고
서로 적의 침공이니
서로 응징이니 보복이니 중얼거리다
무서운 전쟁이 일어나
순식간에 다 죽고 나면, 다 그만인데
누가 이기고
누가 지면 무어 하겠습니까?
/서정홍(농부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