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전대통령 묘지.
옛 부터 풍수에 대해 이런저런 얘기가 많습니다.
조상을 잘 모시는 것이 나라의 중요한 기준의 하나였던 조선시대에 더 말할 나위가 없겠지요.
그래서 '반풍수 집안 망한다.' 라는 말도 생긴 것 같습니다.
요즘은 민속 공부중에 하나로 풍수를 공부를 하는 사람들을 많이 볼 수 있습니다.
유선 방송국에서도 풍수 강의를 하더군요.
풍수는 산 사람의 집과 함께 죽은 사람들의 무덤을 보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래서 음택은 죽은 사람 무덤 자리를 명당이니 하면서 돈을 많이 번 재벌이나.
권력을 가졌던 사람들의 무덤을 보러 다니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얼마 전에 노무현 전 대통령의 무덤에도 풍수를 공부하는 사람들이 와서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누는 모습을 본 적이 있습니다.
봉하마을 노무현 전 대통령의 무덤 얘기를 하면서 풍수 얘기를 하는 것은 제가 풍수를 잘 안다는 것이 아니라,
그냥 보통 사람의 눈으로 노무현 대통령의 무덤을 보고 느낀점을 얘기 할뿐입니다.
그래서 풍수의 기본도 모르는 사람이 무덤을 놓고 이러니저러니 한다고 야단을 할까봐 미리 겁을 먹고 하는 얘기입니다.
노무현 전대통령 무덤은 우리 민속 신앙을, 봉하마을의 생태를 기본을으로 해서 만들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참여정부 때 우리 문화에 관련된 전문가 분들이 모여 설계를 했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그러니까 우리 전통 민속을 바탕으로 현대적인 기법을 넣은 새로운 예술품이라는 생각도 듭니다.
그럼 비자나무에 둘러싸인 노무현 대통령 무덤에 깔린 바닥 돌을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노무현 전대통령 무덤 입구
느낌은 제주도 정낭뿐만 아니라, 초가집 싸리문이나. 양반집 안채와 사랑채를 이어주는 작은 담장에도 볼 수 있습니다.
다음에 얘기하겠지만, 노무현 대통령 생가에도 그런 것이 있습니다.
무덤 옆으로 난 정낭을 지나면 확 트인 광장의 느낌을 주는 무덤으로 가는 길이 나옵니다.
많은 무덤이 격식을 가지기 위해 높은 곳에 있어 계단을 올라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여기에도 계단은 있지만, 산 사람과 죽은 사람의 경계 느낌만 주도록 세단 정도의 높이로 된 낮은 계단이 있는 듯 마는 듯 있습니다.
문은 문이지만 폐쇄적인 느낌을 주지 않은 서로의 신뢰를 바탕을 둔 열린 문인 것입니다. 나이 드신 분들도 부담 없이 오를 수 있는 느낌만 주는 계단입니다.
계단을 지나면 무덤으로 가는 길에 박석(바닥 돌)이 깔려져 있습니다.
이 바닥돌은 광장에 모인 사람을 떠 올리기도 합니다.
곳곳에 삼각형 큰 모양을 하고 다듬은 돌과 다듬지 않은 돌이 조화롭게 깔려 있습니다.
조선시대 왕들의 영혼을 보셔놓은 종묘에 깔린 박석은 다듬지 않은 거친 돌이 깔려져 있습니다.
다듬지 않은 거친 돌 때문에 종묘 전각이 훨씬 멋있어 보입니다.
물론 다듬은 돌로 깔아 놓으면 보기는 좋을 수 있으나 햇볕 때문에 눈이 부시고, 비가 오면 미끄러워서 다니기가 힘들겠지요.
박석은 노무현 대통령의 뜻을 그리워하거나 그 분이 살았던 삶에 대한 존경의 표시로 각자가 낸 돈으로
자기가 하고 싶은 얘기를 써 놓았습니다.
노 대통령은 이런 사람들과 늘 함께하고 있는 것이지요.
그래서 노 대통령의 무덤 앞은 열린 광장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서울시청 앞 광장을 명박산성을 쌓고, 국민과 소통을 거부했던 죽은 광장을 떠 올립니다.
죽어도 살아 있는 광장, 살아도 죽어 있는 광장의 차이라고 할까요.
정확히 말하면 돌로 만든 것이 아니기 때문에 박석이라고 할 수 없겠지만,
이렇게 죽은 사람의 뜻을 기려 만든 박석이 서울에도 있습니다.
동판으로 만든 서울 평화시장 앞 전태일 거리에 깐 동판 바닥 길이 있습니다.
모두가 뜻을 같이 하는 사람과 소통을 하는 모양입니다.
박석에서 사람들의 목소리 들릴듯 해서 무덤까지 곧장 갈 수가 없습니다.
다들 무덤 앞에 가기 전에 바닥에 깔린 글들을 드문드문 읽고 갑니다.
노 대통령을 만나기전에 미리 국민들과 소통을 하고 가는 모습이 되는 것이지요.
왕들 무덤뿐만 아니라. 양반들 무덤앞에는 문인석, 무인석, 또는 무덤을 지켜주는
동물 석상을 무덤에 세우기도 합니다.
노무현 대통령은 국민 목소리가, 그 뭔가 절실한 함성이 무덤을 지켜주고 있습니다.
박석에 얽힌 얘기 한가지만 더 하겠습니다.
제주도에 가면 항파두리성이 있습니다.
고려때 삼별초군과 제주도 백성이 몽골에 맞서 싸우다 많은 사람들이 죽은 곳입니다.
그래서 이곳에 순의비를 세워놓고 있습니다.
순의비 앞에는 제주도에서 나는 돌을 다듬어 깔아 놓은 박석이 있습니다.
항몽유적지를 새롭게 만들면서 박정희 전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제주도 사람들이 동원되어, 정을 이용해서 일일히 손으로 박석을 다듬었다고 합니다.
박정희 대통령이 나라를 지킨 조상의 얼을 제대로 새길려면 그렇게 해야 된다고 했답니다.
박석을 다듬은 제주도 사람들은 자발적인지 아님 돈을 받고 했는지는 모르겠지만,
힘들었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하였튼 박석에 얽히 또 하나의 얘기였습니다.
노 대통령의 무덤에 깔린 박석을 보면, 박석 틈으로 난 풀꽃을 볼 수 있습니다.
냉이, 개망초, 보리뱅이, 주름잎, 꽃다지 따위들이 돌틈 사이로 비집고 싹을 튀우고 꽃까지 피우기도 합니다.
강인한 생명력을 가진 이런 풀꽃들도 노무현 전대통령의 무덤 앞에 있는 광장의 주인공들입니다.(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