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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 대통령의 무덤을 감싸고 있는 붉은 곡장 얘기3

갈밭 2011. 4. 19. 18:38

 

 

~봉하마을 추모관에 있는 추모 초 성금함에 성금을 넣는 할머니.

젊거나 나이 들거나 돈을 낸다는 것은 엄청난 마음 표현입니다.

 

        

 

노 대통령이 잠들어 있는 봉하마을은 민주의 성지이자, 전국 관광객이 가장 많이 찾는 곳이 되었습니다.

젊은 사람들이 많이 찾을 것이라고 생각하겠지만, 나이드신 분들이 더 많습니다. 젊은 사람은 마음으로 새기고, 나이드신 분은 몸으로 기를 느끼고자 찾는 것일까요?

 

젊은 사람들은 아이들과 손을 잡고 오거나, 아니면 단체로 오면서 국화 한 송이를 들고 참배를 하는 모습을 종종 볼 수 있습니다.

 

 

                       ~무덤으로 가기전에 생가를 둘러보면서 손에 든 국화 한 송이.

 

 

나이드신 분들은 대형버스로 이용해서 단체로 오신 분들이 많아 봉하마을에 머무는 시간은 적습니다. 그래서 마을 입구에서 노 대통령의 무덤까지 휙 둘러 보고 나서, 간이 주점에서 막걸리 한잔을 드시고 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분들이 노 대통령의 무덤 뒤쪽에 세워둔 곡장을 두고 말씀을 많이 하는 것 같습니다. 곡장은 무덤 뒤쪽에 둘러친 담장을 말하는데, 노 대통령 무덤 뒤쪽에 쳐진 곡장은 엷은 붉은색이 나는 내후성 강판으로 되어있습니다.

 

 

 

 

                    ~무덤 뒤로 둘러쳐진 붉은색 곡장.

                      태극기에도  붉은 색이 있습니다.

 

좋게 말하면 옅은 붉은색이지만, 얼핏 보면 강판에 녹이 나있는 모습입니다. 이것은 두고 어르신들은 대통령의 무덤에 경박스럽게 녹이 난 철판을 둘러쳐 놓았다고 야단치듯이 말씀을 하십니다.

이것은 그냥 철판이 아니라 ‘내후성강판’ 이라는 것인데, 처음에는 녹이 난 것처럼 붉게 나타나지만, 오랜 세월이 지날수록 막이 형성되어 다른 재질보다 훨씬 오래 간다고 합니다. 일반 강판이 아니라 특수강판인셈이지요. 자세한 것은 제가 금속재료의 전문가 아니라서 더 이상 말씀을 드릴수가 없네요.

 

그런데 이와 비슷한 원리인지 모르지만 천 년을 견디며 남아있는 금속이 김해박물관에 있는 청동입니다. 청동은 구리하고 주석을 섞어 만든 금속입니다. 처음에는 누런색을 띠지만, 공기와 만나면 푸른 막이 생겨 일반 철보다 훨씬 오랜 갑니다. 청동기 시대에 만든 칼이 아직까지 남아 있는 이유입니다. 푸른색을 띤다고 해서 청동이라고 부르겠지요.

지난 주에 김해 아이들에게 노 대통령 곡장에 대해 얘기하던중 한  어린이가, '곡장을 쇠로 만든 것은 노무현 대통령이 김해 사람이라고 그렇죠? '  왜 그렇게 생각하느냐고 물었더니, '노무현 대통령은 김해 사람이고, 김해금관가야가 철로 유명한 곳이잖아요. 그래서 김자가 쇠김 자이잖아요.' 했다. '그래 그렇수도 있겠구나. 봉하마을 옆산에는 김해금관의 상징인 장군차도 심어져 있으니까 전혀 아니라고 할 수도 없겠구나.' 했습니다.

 

또 한 어린이는 곡장이 조선시대 임금이 앉은 자리 뒷쪽에 놓여져 있는 '일월오병도' 같다고 했습니다. 이렇게 곡장 하나를 두고 여러가지 얘기를 할 수가 있습니다.

혹. 봉하마을 들렀다가  시간이 나면 20분 거리에 있는 국립김해박물관을 꼭 들러 보세요. 김해박물관 모양이 검은 숯 모양으로 되어 있습니다. 철을 녹이기 위해 천 오백도 이상의 온도를 높일려면 숯을 사용해야 하니까요? 숯으로도 부족하니까 바람을 불어 넣는 풀무질을 하는 것입니다. 쇠와 숯 힘찬 풀무질이 함께 해야  좋은 쇠가 만들어 지듯이, 민주도 평화도 지방분권도 생태적환경도 국민들의 부단한 풀무질이 있어야 그런 환경이 만들어 지겠지요.

 

허황후릉으로 넘어가는 언덕에서 김해박물관 건물을 바라보면 둥근 모양인데, 쇠를 녹이는 용광로 모양을 하고있습니다. 이런 것을 연결하면 노 대통령은 죽어서 철저히 지방 분권을 실천하고자한 대통령이 아닐까요?

너무 나갔습니까?

 하여튼 아이들과 이렇게 상상력을 발휘해서 봉하마을을 둘러보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이승과 저승의 경계, 또는 인간 세계와 신의 세계의 경계를 물로 나타내는 경우가 많습니다. 서울에 있는 궁궐 입구에 있는 작은 물길인 금천이 그렇고, 절 입구에는 작은 연못이나 개울이 그렇습니다. 노 대통령의 무덤 앞에는 작은 물길이 옆과 앞에 나 있습니다. 산 자와 죽은 자의 경계인 셈입니다. 5.18광주민주묘지 입구에도 이런 물길을 만들어 놓았습니다. 마찬가지로 노 대통령의 무덤 뒤쪽에는 봉화산과 경계를 이루는 곡장있는 셈입니다.

 

 

~무덤 앞에 있는 물길 모양

 

 

어떤 나이드신 분이 ‘노 대통령이 서민들을 위해 좋은 정치를 했는데, 색깔이 붉어서 하면서..,’ 무덤 뒤에 쳐진 붉은색 곡장을 보고 한 마디를 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생각의 색깔이 붉다는 것은 진보 또는 좌파라고도 합니다만, 남한 사회의 가장 죄악시 했던 빨갱이와 같은 말일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나라 좌파라는 사람들은 노무현 대통령의 재임시절 몇 가지 일로 많은 비판을 했습니다. 실제 좌파라는 사람들에게는 따돌림을 받은 셈입니다.

이런 노 대통령이 나이드신 어른들에게서 그런 얘기를 듣겠구나 생각하니 쓴 웃음이 나왔습니다.

 

색깔 얘기가 나왔으니 색깔에 얽힌 얘기를 하겠습니다. 80년 초 교복안에 빨간 옷을 입은 아이들을 단속 하던 고등학교 교장 선생님 있었습니다. 어떤 이유인지 얘기는 안하고 빨간색을 엄청 싫어했습니다. 그런데 그 학교 학생들이 입던 교련복을 입고 속옷이 보이지 않도록 목에 하던 목도리(교련복을 입으면 목에 들어나오는 속옷을 보이지않기위해 목에 하던 것을 마후라라고 해야하는지 이름이 잘 생각이 나지않는군요)의 색깔은 빨간색이였습니다.

 

붉은색 곡장을 보고 노 대통령의 정치 색깔을 얘기하던 그 어른신의 부인이 입은 겉옷은 빨간색이였습니다. 우리나라는 산으로 다니는 나이드신 아주머니가 입는 옷 색깔중에 빨간색이 가장 많은 것 같습니다. 산으로 들로 나가는 아주머니들이 입는 붉은 색 등산복만 보면 전부 빨간색 세상이 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런데 봉하마을 입구에는 노란색 바람개비가 돌아가고 있습니다.

 

                        ~바람개비는 바람이 불어야 그 역할을 다할 수 있습니다.

                      민들레 씨앗도 바람을 타야 많은 씨앗을 퍼뜨릴 수가 있습니다.

                      이것도 바람개비 정신일까요?

 

 

                  

 

주말이면 ‘사람사는 세상’ 회원이 나와 바람개비를 만들어 아이들에게 나눠주고 있습니다. 지난 주말에는 한 어른신이 집에 있는 손주 준다고 세 개를 만들어 달라고 바람개비 만드는 앞에서 기다리는 모습도 봤습니다.

노란색이라고 줄기차게 외쳐도, 죽어라고 빨간색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그리고 빨간색이든 노란색이든 국민들을 마음 편히 살게 해주면 노란색이든 빨간색이든, 대수일까 하는 사람들고 있겠지요.(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