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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 대통령 생가 둘러보기

갈밭 2011. 5. 7. 20:13

 

 

 

 

봉하마을 주차장을 지나면 노 대통령 어릴적 살았던 집을 복원해

 놓은 생가가 있습니다.

생가옆 안내 간판에는 노 대통령의 집이 봉하마을에서

세 번을 이사를 했다고 나왔습니다.

갈수록 쪼들어 드는 살림에 집을 맞춰다보니 한 마을에서 이사를

여러번 한 것 같습니다.

지금의 생가는 노 대통령이 살아 있을때 봉하마을을 찾아오는 사람들에게 볼거리를 제공하고,

손님에게 잠도 잘수 있도록 하기 위해 새롭게 지은 초가집입니다.

그래서 방 옆에는 수세식 화장실도 만들었다고 합니다.

이제는 손님을 맞을 주인이 없어 안타깝게도 그런 역할을 할 수가 없게되었습니다.

 

 

 

            =초가집 안방 한켠에 있는 수세식 화장실 창문=

 

 

가끔 대통령의 기를 얻기 위해 봉하마을이나 대통령이 살았던 마을을 찾는 사람들도 있다고 합니다.

한 번쯤 들러서 무슨 기를 얻겠습니까만. 그렇게 살았던 사람의 정신을 느끼고 간다고

해야 맞는 말이겠다 싶습니다.

 

 

       =옛집의 자랑 온돌.  아궁이에 불을 지피면~= 

 

 

 =굴뚝에 연기가 나와야 하는 법이다. 아궁이에 불만 지피고 굴뚝을

   막으면 불을 때는 사람과 방안에 있는 사람은 질식해서 죽을 수도

   있는 법이다.=

 

 

노 대통령의 복원된 생가는 아담하게 지은 초갓집입니다.

부엌 하나, 방 두 개로 말 그대로 ‘초가삼칸’입니다.

이 집을 복원해 놓고 난뒤, 기둥에 대해 말들이 있었는 걸로 압니다.

보통 백성들 집에는 둥근 기둥을 사용하지 않는데, 조선시대에 관청 건물에서만

사용하던 둥근 기둥을 사용했다는 것 때문이였습니다.

둥근 기둥을 사용한다는 것은 큰 집을 짓는다는 얘기입니다.

그래서 크고 둥근 기둥을 사용하여 집을 화려하게 꾸미지 말라는

뜻이지 않는가 싶습니다.

사각 기둥을 사용해야한다는 틀에 얽매이다 보면 나무 껍질만 베긴 둥근 기둥을 그대로

사용하면 될 것을 다시 톱질을 하게 되면 인근비가 더 들게 되겠지요.

일제강점기를 거치면서 이런 규제는 점차 사라지게 되고 보통 백성들 집에도

둥근 기둥을 사용하게 되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초가 삼칸. 집 뒤로 심어놓은 대나무가 이채롭다=

 

마루에는 기둥을 가로 지르고 있는 양쪽 들보를 보면 다른 나무 색깔과 다른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두 개의 들보는 노 대통령의 옛집에서 빼어와 다시 이어놓은 것입니다.

끼워맞춤식으로 짓은 우리 집구조의 장점을 잘 살렸다고 할 수 있습니다.

 

 

   =검은색 들보는 진짜 생가에서 빼어온 것이다.=

 

 

 

봉하마을에서 화포천을 따라 차로 오분 정도 가면 영강사가 나옵니다.

작은 절인데, 이 집의 특징은 화포천에서 나는 갈대를 이용해서 집을 짓었습니다.

물론 지금은 화포천에 둑을 쌓고 다듬어서 갈대가 많이 없습니다만,

옛날에는 여기서 나는 갈대를 이용해서 지붕을 했습니다.

보통 짚으로 하는 것보다 수명이 오래 갑니다. 갈대를 겹겹이 재여놓은 안쪽에는

 몇십년 지나도 썩지 않고 그대로 남아 있는 것이 있습니다.

 

 = 영강사 갈집. 봉하마을에서 기차를 탈려면 진영역보다, 한림역이

  더 가깝다. 노무현 대통령도 기차를 타기 위해 한림역을 가기위해서는

  이 집을 지나쳐야 했다.=

 

노 대통령이 이 집을 보고 생가를 이렇게 하겠다는 생각도 있었지만,

초가집이 너무 화려해진다는 지적도 있었서 그냥 짚으로 했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갈대로 지붕을 이을려면 보기보다 엄청난 갈대가 들어가야 한다고 합니다.

지금은 갈대를 구하기도 힘들고 비싼 임금 때문에 지붕만 해도

 몇 천만원의 돈이 든다고 합니다.

이렇게 했다면 ‘초가집 아방궁’ 이라고 억지를 펼치는 사람들도 생겼겠다 싶었습니다.

 

짚으로 지붕을 이을때는 일년마다 갈아 줘야 합니다.

몇십년전에는 대국밀이라고 해서 먹는 밀보다 길이가 긴 밀을 따로 심기도 했습니다.

대가 길어 대국밀이라고 불렀는데, 밀알은 사람이 먹기 뭐해서

소에게 준 기억이 있습니다.

이 대국밀은 짚보다 오래가서 2년 정도는 충분히 사용한 걸로 기억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윗채에는 이 대국밀대로 지붕을 이었습니다.

 

 

 

복원된 노 대통령의 생가에는 문이 두 개가 있습니다.

사람들이 들고나고를 쉽게 하기위해 두 개를 낸 것 같습니다.

문은 옛 전통을 살려 사립문으로 했고, 아래채 옆에 나 있는 문은 굽은 담장을 해서 단절된 경계가 아니라,

 들고 나고의 뜻만 살린 열린 담장을 해 두었습니다.

 

                      =노 대통령 생가 담장=

 

 

저는 노무현 대통령의 생가에서 이 담장이 가장 노무현 대통령의 뜻을 잘 살린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입만 열고 마음은 닫는 정치가 있는가 하면, 닫았는 것 같아 보여도 마음은 늘 열린 정치,

이런 저런 생각이 겹쳐지게 하는 노대통령의 생가의 흙담입니다.(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