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님 오신날 전국적으로 폭우가 쏟아진다는 기상 예보 덕분에 멀리 가지못하고
집 가까운 절을 찾았습니다.
평소에 불교를 믿지 않는 사람도 부처님오신날에는 절에서 주는 점심밥 한 그릇에
절을 찾는 경우도 있습니다.
아침을 먹은 지 얼마 되지 않아 절에서 내는 비빔밥을 먹지 않았지만, 연잎차와 흰떡은
맛있게 먹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등을 달면서 내는 돈으로 많은 사람들이 ]
이런 즐거움을누릴 수 있다고 생각하니, 나눈다는 것은 참 좋은 것이구나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떡과 차를 공짜로 얻어 먹으면서 이런 마음 정도는 가져야 좀 덜 미안할 것 같았습니다.
요즘 결혼식에 내는 부조금이 오만원정도가 많듯이 부처님 오신날, 절에서 다는 등값도오만원이더군요.
이만원을 내고 싶은 사람도 이만원에 맞춰 달면 안될까? 하는 엉뚱한 생각을 하면서 등을 바라보는데
이명박 대통령이 이름이 쓰여진 등이 있었습니다.
같이 간 친구가 '야 이 절 대단하구나 이명박 대통령이 단 등도 있고..,' 했습니다.
교회 장로로 알고 있는 이명박 대통령이 절에도 등을 달았으니, 반가운 일이고,
국민화합으로 참 바람직한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런 생각을 하고 있는데. 이번에 친구가 하는 말이 '진짜로 이명박 대통령이 돈을 내어서 직접 단 등일까?
만일 이 절만 달았다면 이 절은 진짜 큰 빽이 있는 거고, 전국 절마다 이명박 대통령이 다 달았다면
등값만 해도 엄청 날 것이다.' 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들고나는 시간에 주지 스님에게 물어 볼 수도 없고, 해서 짐작만 할뿐입니다.
명박 대통령이 이 절과 인연이 있어서 직접 지시를 해서 등을 달았을 수도 있고,
아님 주지 스님이 대통령이니까 당연히 부처님오신날을 축하 할 것으로 믿고 이름을 써서
달았을 수도 있을 것입니다.
이십년전에도 부처님오신날을 기념하는 절과 비슷한 곳에서도 직접 등값을 내지 않았는데
도지사, 시장 이름의 등을 단 것을 보았습니다.
그때는 관직이 높은 사람은 등값을 내지 않아도 등을 달아 주구나 했습니다.
그것도 가장 좋은 자리에 말입니다.
이유야 어쨌든 이명박 대통령도 부처님오신날에 등을 달았으니, 불교 신자들 뿐만 아니라
국민들 마음에 상처를 주는 정치는 안했으면 하는 간절한 바램을 가져보았습니다.
요즘 관에서 여는 행사 가장 앞자리에는 어렵고 힘든 사람들이나 시민들을 앞 자리에 앉히는
경우가 늘어 가고 있습니다. 부처님오신날 등을 다는 가장 좋은 자리에 대통령, 도지사,
시장, 국회의원, 도의원 이름 보다는 힘들고, 소외받는 사람들 이름으로 된 등이 자리 잡고 있는
것이 더 부처님오신날을 값지게 하는 것이 아닐까 싶었습니다.
이명박 대통령 이름이 쓰여진 등을 보고 든 생각이였습니다.(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