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은 독서의 계절이라고 하지만, 밖으로 놀러 다니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요즘은 더운 여름에 책을 읽는 사람들이 많아졌다고 하지요.
바깥 가을 나들이 하기전에 읽고 갔으면 하는 책 한 권을 소개합니다.
오랫동안 풀꽃 사진을 찍어온 강천 샘이 내공으로 쓴 <고마리처럼-수필비평사>입니다.
강천 샘은 창원 내서 광려산 풀꽃지기로 오랫동안 활동을 해왔습니다.
저도 지역 주민모임을 처음 할때 광려산풀꽃지기로 알려진 강천 샘 홈페이지를
지역주민모임 홈페이지와 연결 해놓고 자주 들락거렸습니다.
강천 샘이 홈페이지에 올려놓은 좋은 풀꽃 사진이 때로는 욕심많은 사람들의 표적이 되어,
풀꽃을 마구잡이 훼손하는 일이 있어서 홈페지를 없앤 뒤로는 가끔 만나서 풀꽃 얘기를 들었습니다.
몇 달 전 술자리에서 강천 샘이 저에게 많이 화를 낸 적이 있습니다.
강천 샘이 생각하기에 상식적이지 않는 일을 제가 가담 했다는 것입니다.
그게 그런 것이 아니다고 했서 오해는 풀렸지만, 고마리가 그렇듯이 늘 부드럽게 보인 강천 샘이
그 날은 꼿꼿한 조선 선비로 보여 기분이 좋았습니다.
책 곳곳에 어머니 품안 처럼 넉넉한 방도 있지만, 아픔을 달래는 방도 있습니다.
<망우초>
~~ 무거운 발걸음을 되돌려 나오는 길, 바다를 바라보는 언덕에 노란색 원추리 꽃들이 리본처럼 바람에 흔들리고 있다.
하늘도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이들의 슬픔을 위안하고자 하는 것일까. 여기 한 서린 평목의 언덕에 원추리 꽃을 데려다 놓았다.
원추리의 다른 이름은 훤초다, 훤당께서 집을 떠난 자식이나 지아비를 애타게 그리며 바라보는 풀이라는 의미가 있다. 가족이 한시라고 빨리 돌아오기를 바라는 간절한 염원이 담긴 꽃이다. 더하여 근심을 덜어준다는 뜻으로 망우초라고 부르기도 하는 꽃이다. 자식을, 부모를 잃은 뼈저린 통한이 어찌 쉬이 사라지겠는가. 그래도 서로 나누고, 보태어 가면서 조금이나 덜어지기 바라는 마음을 담아 볼 뿐이다.~~
산과 들에 나가면 만나는 풀꽃 그리고 나무들과 인사를 나누고 싶거나, 시골에서 어릴적 추억을 조금이나마
가지고 있는 사람들은 이 책을 읽으면 '나도 그랬지.' 하면서 옛 추억을 떠 올릴 수 있는 시간이 될 것입니다.
강천 하면은 이름처름 뭔가를 쓸 것 같은, 딱 작가의 이름을 가졌습니다.
샘이 쓴 책 내용에도 강천이 필명이냐는 질문을 많이 받는다는 얘기가 있습니다.
부모님이 지어준 이름 값을 하기 위해서는 뭔가를 남기지 않으면 안될 것 같은
이름을 가졌습니다.
제가 아는 지인중에도 고마리 라는 이름을 필명을 쓰는 경우가 있습니다.
분명 고마리의 가치를 아는 사람이겠지요.
고마리뿐만 아니라 우리 풀꽃은 작지만, 자세히 보면 그 아름다움과 가치를 새롭게 느낄 수 있습니다.
우리가 볼 수 있는 많은 풀꽃 중에 왜 하필 고마리가 책 이름이며, 그것도 고마리처럼이라고 이름을
붙인 이유는 책 속에 잘 나와 있습니다.
이 책은 60~80년대에 시골에서 자란 느낌을 고스란히 옮겨 놓은 책입니다.
나무와 풀꽃과 관련된 다양한 책이 나왔지만, 어릴적 추억을 그림 그리듯이 옮겨놓은 책은 적습니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민속적 가치까지도 지니는 책입니다.
강천 샘이 시골에서 보낸 어릴적 추억, 오랫동안 카메라를 매고 산과 들로 다니면서 보고 느낌들을 삶과 함께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은 책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 가을 <고마리처럼> 수필집으로 허전한 마음을 채워 보세요.(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