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드나무이야기
우리나라 전래 민요에 가장 많이 나오는 나무가 소나무이고 그 다음이 대나무, 버드나무라고 한다.
민요뿐만 아니라 문학에서 나오는 얘기를 모두 합치면 버드나무가 가장 많지 않나 싶다.
버드나무를 앞세우는 것은 버드나무를 좋아하기 때문이다.
봄을 먼저 알리는 꽃으로는 매화, 개나리들이 있지만, 냇가에 얼름이 녹는 모습과 꽃을 함께 볼 수 있는 나무가 버들강아지로 알려져 있는 갯버들이다. 과학시간에는 얼름이 녹으면 물이 된다고 답을 해야 하지만, 감성의 답은 냇가에 얼름이 녹으면 봄이 오는 것이다.
사람들이 사는 인근 하천에는 하도 공사를 많이 해서 갯버들 보기가 쉽지 않다. 갯버들은 숫꽃이 참 새칩다. ‘개울물과 햇볕에 반사되어 비치는 버들강아지 꽃을 보지 않고는 나무 꽃에 대해 얘기를 하지마라!’ 라고 말하고 싶다.
70여년 전만해도 곳곳이 습지였고, 습지 주인 나무는 버드나무였다. 너무나 흔했고, 옛 사람들의 삶과 함께 해온 나무가 버드나무인 만큼 그에 얽힌 이야기도 많다. 버드나무를 인터넷 창에 검색을 해보면 많은 이야기가 나온다.
버드나무에 얽힌 이야기를 한 곳에 모아 봤다,
*하나 : 버드나무 뜻
버드나무는 가지가 부드럽다는 뜻의 ‘부들나무’가 버들나무가 되었다는 이야기와 꼬부라진 것을 쭉 펴다는 뜻으로 ‘뻗다’에서 나온 말이라고 한다. 버들가지가 아래와 축 처진 모습이 뻗어 있다고 표현했을 수 있다.
*둘 : 버드나무 쓰임새
-버드나무는 오래전부터 다양한 쓰임새로 사용되었다. 네안데르탈인이 치아 염증을 치료하기 위해 버드나무 가지를 씹었던 흔적이 있었다고 한다. 흔히 이를 닦는 것을 양치라고 한다. 양치라는 말도 버드나무 가지를 이르는 말 양지에서 나왔다고 한다.
-히포크라테스가 산모의 통증과 열을 내리기 위해 버드나무를 사용했다는 기록이 있다. 이것을 1899년 독일의 바이엘 제약사에 연구원으로 근무하는 호프만이라는 사람이 약으로 만들었다.
화학명으로 아세틸 살리실산이라는 물질인데 맛이 고약해서 후에 조팝나무에 들어 있는 ‘살리실 알데히드’를 빼내서 산화시킨 살리실산 정제법을 개발해서 아스피린이 나오게 된 것이다.
우리나라 제약회사 ‘유한양행’ 마크도 버드나무이다. 안티프라민 표지에는 간호사와 버드나무 그림이 새겨져 있다.
*셋 : 관음보살도 버드나무 가지를 들고 있다.
절에서는 깨달음의 상징의 첫째가 부처님이고, 그 다음이 보살이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사랑받고 있는 보살이 관세음보살이다. 관세음보살은 중생의 고통을 덜어 주는 보살로 우리나라에서 가장 인기가 많은 보살이다. 관세음보살 중에 양류관음이 있다. 관음은 관세음을 줄인 말이다. 양류관음은 손에 버드나무가지를 들고 있거나 목 마른 사람들에 물을 주기 위해 들고 있는 물병을 정병이라고 하는데, 이 정병에 버드나뭇가지를 꽂고 있다. 버드나무가 몸과 마음을 치유하는 도구로 사용 되었다고 짐작 할 수 있다.
*넷 : 유행가 가사에 자주 나오는 버드나무
일제 말기에 나온 노래 <대지의 항구>라는 노래 가사에도 버드나무가 나온다. ‘버들잎 외로운 이정표 밑에 말을 매는 나그네야 해가 졌느냐~’이 가사를 아는 사람은 산 날보다 살아갈 날이 적은 사람이다.
<대지의 항구> 노랫말이 나오기 전, 좀 더 앞 선 시기에는 <천안 삼거리> 라는 민요에도 버드나무가 나온다.
천안 삼거리/능수나 버들은/제 멋에 겨워서/축늘어 졌구나/에루화 데루화/성화가 났구나~
그리고 1974년에 가수 김정호가 부른 <이름모를소녀> 가사를 보면 ‘버들잎 따다가 연못위에 띄워놓고~’ 라는 노랫말에도 버드나무가 나온다.
이렇듯 버드나무하면 옛 사람들의 이별을 뜻하는 나무로 많이 쓰였다. 그 중에 가장 많이 알려진 이야기는 조선 중기의 문신으로 함경도 경성에 북도평사라는 관직을 나아갔던 최경창과 관기 ‘홍랑’의 사랑 이야기이다. 함경도 경성에서 사랑을 나눠다, 최경창과 홍랑이 이별을 할 때 홍랑이 최경창에게 버들가지를 꺾어 주면서 시 한 수를 적어 준다. 그 시에도 버드나무가 나온다.
‘산 버들가지 골라 꺾어 임에게 드리오니/주무시는 창가에 심어두고 보옵소서/
밤비 내릴 때 새잎이라도 나거든 날 본 듯 여기소서
처진 버드나무 가지를 볼 때 이별의 아픔을 느끼게 한다.
*다섯 : 우리나라 역대 왕들 여자는 버드나무와 관련이 많다.
고구려 시조인 주몽의 어머니가 ‘유화(柳花)부인’이다. 유화부인은 버드나무 여자라는 것이다. 고려 태조 왕건이 목이 말라 우물을 찾아 물을 마실려고 했을 때, 버드나무 잎을 물바가지에 띄여 급하게 마셔 체하는 것을 막아 주었다는 이야기가 있다. 이런 인연으로 오씨는 왕건의 부인이 된다. 이 또한 ‘유화(柳花)부인’이다. 물론 왕건은 안정된 정치를 하기 위해 많은 왕비를 두었다. 조선을 세운 태조 이성계도 버들잎 3개를 띄운 우물가 강씨 여인을 그의 둘째 왕비로 삼았다. 우리나라 역사에서 이름난 사람들은 버드나무가 관련된 이야기가 있어야 체면이 서는 것 같은 느낌이다.
*여섯 : 버드나무가 생활에 많이 활용 되었다.
창녕 우포늪에는 다섯 개 늪이 있다. 그 중 하나가 나무벌이라고 하는 목포가 있다. 이 나무벌은 여름에 비가 많이 오면 목포늪으로 나무가 많이 떠 내려온다고 해서 나무벌 이라고 한다. 창녕 이방면에 가면 겨울 낙동강 자락 샛강에 얼름이 얼면 샛강을 건너, 나무를 하러갔다오다가 깨어진 얼름 속에 빠진 아버지를 구하다가, 죽은 소년의 이야기가 전해 내려 온다. 낙동강이나 샛강 가까이에는 버드나무가 많았다. 버드나무는 물가에 잘자라서 창녕 우포늪가에 버드나무 종류인 이태리포플러를 심었다. 이 이태리포플러는 고기상자나, 성냥, 나무젓가락을 만드는 재료로 쓰였다. 이제는 그 쓰임새가 적어 우포늪 지킴이 노릇을 하고 있다.
*일곱 : 우포늪 둘레에 버드나무(양버들)가 지팀이 노릇하는 날을 기대한다.
버드나무 뜻을 가진 한자말로는 유(柳)자와 양(楊)자가 있다, 양자가 들어가는 버드나무로 양버들, 수양, 백양이 있다. 일제강점기를 거치면서 차가 다니기 위해 새롭게 도로를 많이 내었다. 그 도로를 신작로라고 했는데, 그 신작로 옆에 빗자루 모양을 한 양버들 많이 심었다. 지금은 일부가 남아있다. 이 멋진 양버들을 지역 사람들은 미루나무 또는 미루나무라고 했다. 진짜 미루나무는 양버들하고 다른다. 미루나무는 미국 버드나무라는 뜻을 가졌다. 창녕 우포늪에 이 양버들을 새롭게 심자고 주장을 하는 사람이 창녕군 생태관광문화해설사 오종식 선생이 있다. 우포늪 습지에 어울리는 나무가 버드나무이다. 우포늪 둘레에 양버들이 서 있는 풍경을 볼 수 있는 날이 기대 된다.
*여덟 : 버드나무는 종류가 많다. 버드나무 속만 32종이 있다.
- 버드나무는 물이 있으면 어디든지 잘 자란다. 어디서든지 적응을 잘하는 사람을 버드나무 삶이라고 한다. 기후위기에 사람들이 닮아야 할 모습이다. 자연적응력이 뛰어나는 사람이 면연력이 높다. 굴렁쇠아저씨 상징나무를 똥나무에서 버드나무로 바꿀까 하는 욕심도 생긴다.
-버드나무는 종류가 많다. 크게 버드나무속과 사시나무 속으로 나눈다. 버드나무 잎은 과일칼처럼 길쭉하다. 잎이 버드나무보다 둥근보양을 한 나무가 왕버들이다. 늪에 사는 버드나무를 배경으로 찍은 사진 중에 멋지다 싶으면 왕버들이다. 청송 주산지 왕버들이 이름났고, 우포늪 왕버들 군락지도 한 멋 한다.
-이른 봄을 알리는 갯버들은 냇가에 자란다. 내버들은 북쪽에서 볼 수 있고, 우포늪에는 버드나무 보다 키 작은 버드나무는 선버들이다.
일본말 입류(立柳)를 번역하면, 꽂으면 잘 산다는 뜻으로 붙여진 이름이라고 하기도 하고,턱잎에 샘물이 나온다고 한자 샘선(腺)을 쓰서 선버들이라고 하기도 한다.
-창녕 우포늪과 낙동강 둘레에는 버드나무와 왕버들, 선버들이 많이 있다. 사람들이 필요에 의해 심은 양버들과 미루나무가 있다. 그 사이에 나온 나무가 이태리포플러이다. 창녕 우포늪 세진주차장에서 우포늪 입구에 서 있는 나무는 개량종 이태리포플러이다. 우리가 가로수로 흔히 보는 왕벚나무 어머니가 올벚나무이고 아버지가 산벚나무나 벚나무이듯이, 양버들 아버지에 미루나무가 어머니 사이에 이태리포플러가 나온 것이다. 미루나무는 1976년 판문점에서 미군이 미루나무를 베는 것을 북한군이 습격해서 미군 여럿명이 죽은 사건이 일어났다. 이 사건의 시작도 미루나무이다.
70년대 초등학교를 다닌 사람들은 미루나무와 관련된 노래를 기억하고 있다. 박목월 시인이 쓴 <흰구름>이라는 시에 곡을 붙여 아이들이 많이 불렸다.
‘미루나무 꼭대기에 조각구름이 걸려 있네~ ’ 이 가사에 노랫말을 바꿔, 미루나무 꼭대기에 00팬티 걸려있네 하면서 친구들을 놀렸던 기억이 있다. 노림을 당했나, 하였튼 그랬다는 얘기다.
훌륭한 사람이 되여야 한다는 선생님 말을 잘 들었던 아이들은 위인전을 많이 읽었다. 그 아이들은 이순신 장군이 무과 시험을 치루다가 말에 떨어져 다리를 다쳤을때, 버드나무 껍질을 벗겨 부목으로 사용한 얘기를 많이 기억한다. 이순신 장군은 그 시험에 붙었을까?
버드나무 또 하나의 종류가 능수버들과 수양버들이다. 능수는 천안삼거리 이별 이야기 여자 주인공 이름 능소가 능수로 변했다고 한다. 능수라고 하지만, 처진 가지 모습을 보면 드리운다 느낌을 받을 수 있다. 수양버들은 중국 장강 하류 수양산(垂楊山) 둘레에 많이 자란다고 해서 붙인 이름이지만, 여기서에도 드릴 수자 이다. 요즘 인기 있는 나무가 가지가 처진 나무이다.
5월이면 버드나무 씨앗이 날린다. 이것을 꽃가루라고 오해 경우도 있다. 솜털처럼 날리는 것은 씨앗이다. 버드나무는 꽃가루 피해와 관련이 없다. 버드나무는 암수가 다르며 잎이 주로 어긋난다. 키버들은 마주난다.
사시나무 속으로 잎 뒷면이 은빛이 나고, 잎자루가 길어 바람이 불면 멀리서 봐도 반짝이는 모습을 하고 있다. 흰빛이 나서 백양나무라고 한다. 잘 떠는 사람들 사시나무 떨듯 한다고 한다.
버드나무와 관련되 여럿 이야기를 모아봤다. 여럿 이야기 중에 가장 마음에 드는 이야기나, 이 글을 읽은 사람은 버드나무와 어떤 추억을 가지고 있는지? 아님 어떤 추억을 만들고 싶은지 묻고 싶다.(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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