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행과 아이들

전남신안12사도예배당순례길 이야기

갈밭 2022. 5. 8. 08:10

옛그늘문화유산답사회에서 여는 전남신안 12사도 순례자섬을 다녀왔다.

익히 옛그늘문화유산답사회가 진행해온 답사에 대해 알고 있었지만, 참가 하기는 처음이다.

참가비 육만원에 점심주고 먼 곳을 편안하게 다녀오는 것이 어디 쉬운일인가 싶어  얼른 신청을 했다.  

재작년 신안 증도를 1박2일 다녀온 좋은 경험이 있어, 가는 길이 즐거웠다.

 

음식도 좋은재료가 있으면 많은 양념을 하지않아도 맛있다. 좋은 풍경이 있으면 덧붙이는 얘기가 없어도 그냥 좋다.

5월6일 날씨도 좋아 12사도예배당순례길이 더 즐거웠다.

 

전라남도가 자지고 있는 자원을 최대한 활용해서 관광객을 끌어 들이려고 하는 노력에 늘 박수를 보낸다.

없는 것도 만들어내는데 있는 자원도 활용 못하는 지방자치단체가 많아서 하는 말이다.

 

좀 아쉬움이 있다면 길이 죄다 아스팔트 포장을 해서, 순례자들이 걷기에는 부담이 되었다. 사람들에 알려지기 시작하자, 걷는사람, 자전거 타는 사람, 차로 이동하는 사람들로 인해 좁은 길에 순례자가 걷기에는 신경이 쓰였다.

갈수록 찾는 사람들이 늘어나면 다시 생각해볼 문제이다.

나름 표지판을 해놓았지만, 처음 걷는 사람들은 어디로 가야할지 헤갈릴 수 있는 지점들도 있었다. 

 

시간이 가면 덧붙이겠지만, 순례길에 곳곳에 있는 동식물 이야기가 빠졌다. 순례길 이야기가 더 풍부해질려면 생태 이야기가 빠지면 팥없는 팥빵이 되는 셈이다. 가는길에 일부 심어져 있는 해당화와 돈나무, 찔레,엉거퀴가 있었고, 꽃이 만개한 팥배나무도 있었다.

길가에 너무나 많이 보인 <예덕나무>에 대한 이야기가 전혀 없었다. 이 나무 이름을 그곳에 사는 아주머니에 물으니 <못쓰는나무>라고 했다. 지역주민들에게 예덕나무가 쓸모 없는 나무가 통하가는 싶었다. 순례길 따라 가는길, 집 들머리에 큰 예덕나무가 보여 주인에게 물으니 이름을 모른다고 했다. 지나가는 사람들이 물어서 자기도 알아볼려고 하는 중이라고 했다.

 

순례길에 또 하나의 자랑은 둠덩이다. 곳곳에 둠벙과 물을 모우는 저수지가 있어 생물들에게 보금자리를 마련해주고 있었다. 둠범 가치에 대해 자랑해도 될 것 같다. 둠범, 찔레, 해당화 들은 맨드라미 못지 않는 생태가치를 가지고 있다.

 

여기도 어김없이 숲가꾸이 이름으로 간벌을 하고 있었다. 소나무 중심으로 숲가꾸기 하는 모습에 진짜 특색있는 나무는 잡목이라는 이름을 베어지는 모습을 보고, 참 안타까웠다.

 

아래 일정으로 주로 다녀왔다. 많이 걸었다. 종일 걸은걸음이 27,000보 정도 되었다.

[전남신안;12사도 순레자의 섬,병풍도,대기점도,소기점도,소악도,진섬,딴섬]

1.출발일자:2022년05월07일(토)

2. 답사일정:송도항:병풍도-대기점도-소기점도-소악도-진섬-딴섬[12사도예배당순례길]

3. 답사장소
▶병풍도-보기항:병풍염전길-맨드라미 동산(약3km)
▶점심(11:30~12:30)맨드라미: 낙지비빔밥

▶도보탐방(약10km)13:00→건강의 집(베드로)-생각하는 집(안드레아)-그리움의 집(야고보)-생명평화의 집(요한)-행복의 집(필립)-감사의 집(바르톨로메오)-인연의 집(토마스)-기쁨의 집(마태오)-소원의 집(작은 야고보)-칭찬의 집(유다 다대오)-사랑의 집(시몬)-지혜의 집(가롯 유다)약10km 도보 순례 후 소악도 선착장(17:05)→압해읍 송공항(17:45)예정

◆“갯벌에 박힌 보석처럼 작은 섬” 아주 특별한 생태환경의 작은 섬들로 이루어진 병풍도,대기점도,소기점도,소악도,진섬,딴섬

◆“노둣길로 이어진 섬들” 노둣길은 소악도 섬 두 개와 대기점도, 소기점도 등 섬 네 개를 한 섬처럼 이어주고 있다. 썰물 때는 어미격인 병풍도와 대기점도, 소기점도, 소악도, 신추도 등 5개 섬이 노두길을 따라 하나로 이어진다. 밀물 때 물이 들면 섬과 섬을 잇는 노두길이 바다로 잠수하여 다시 5개의 섬으로 변하는 신비한 섬이다.

◆“한겨울에 걸어도, 무진장 걸어도 힘들지 않은 길” 한겨울에 걸어도 춥지 않고, 높낮이가 없어서 무진장 걸어도 참 걷기 좋은 섬 순례길이면서 순례길 사이사이의 작은 예배당은 불자에게는 자신만의 작은 암자, 가톨릭 신자에겐 자신만의 작은 공소, 이슬람교도에겐 자신만의 작은 기도소, 종교가 없는 이들에겐 잠시 쉬면서 생각에 잠기는 자신만의 작은 성소가 되었으면 좋겠다.

 

신안에서 병풍도에 들어가위해 배타는 선착장에 홍어장수 문순득 동상이 있다. 1800년대 풍랑을 맞아 표류해, 오키나와,필리핀, 마카오,난징,베이징을 거쳐 3년 넘는 시간을 보내면서 조선으로 돌아온 사람이다. 정약전 선생이 문순득 이야기를 <표해시말>이라는 책에 기록을 남겼다. 동상하면 장군이 떠 올려지겠지만, 홍어장수 동상을 세웠다는 것이 전남 신안답다.

 

신안에서 오전 11시 배를 타고 병풍도에 도착했다. 맨드라미섬이라는 것이 인상적이다. 바위가 병풍처럼 쳐 져서 병풍도라고 한다지만, 바위는 보지 못했다.

 

심어 놓은 해당화.

 

내 사랑 똥나무.

 

곳곳에 크고 작은 둠벙이 있다. 꽃창포와 부들이 주인공이다. 심은 꽃인가 싶다.

 

순례길을 스페인 산타아고 길을 보고 만든 것이다. 그래서 섬티아고라고 한다. 그런데 길을 죄다 아스팔트라서 걷기가 좀 무담스럽다. 일부라도 황톳길을 했으면 좋겠다.

 

염전이다. 이 염전에서 나오는 소금이 전라도 물길을 따라 팔려나갔다.

 

팽나무 사이에 작은 바위가 끼워져 있다. 주술의 의미가 있을까? 순례길 좋은 이야기거리인데, 활용을 하는 것일까?

 

주민들 동의를 해주어서 지붕은 붉은색, 담은 흰색이다.

 

맨드라미섬 식당이다. 후박나무와 팽나무 멋있다. 여기도 이야기 거리다. 그런데 이야기가를 만들지 않았다.

 

먹다가 사진을 찍어서 좀 거시기 하다.  대부분 그렇지만, 전라도에서는 음식을 실패할 확율이 낮다. 낙지볶음 재료가 좋아 맛있다. 순하고 담백하다. 여기말고 식당이 없다. 선택의 여지가 없다. 단체 손님이 오면 다른 손님을 앉을 자리가 없다.

 

새우가 들어간 미역국 맛 좋다~

 

갯메꽃도 봤다. 바닷가라로 하지만, 아직 시기가 이른 것인지 특색있는 바닷가 식물을 많이 보지 못했다. 그래서 갯메꽃이 더 반가웠다.

 

물이 많이 빠진 섬 길, 적당한 물이 있으면 더 멋이 있을 길이다. 갯벌에는 짱뚱어, 농게가 놀고 있었다.

 

소나무가  참솔이다.
쥐를 잡기 위해 키운 고양이라고 하지만, 한 낮이라서 그런지 고양이는 보이지 않았다.

 

 

 

순례길 곳곳에 마련해둔 작은 예배당. 이름난 작가들이 만든 작품이다.  예배당으로 이어진 순례길을 찍는 답사가 묘미이다.꼭 이름난 작가가 만들지 않아도  자연물을 이용하여 소박하게 만든 작품을 만들어 놓은 생명길을 낙동강 정자와 나루를 활용해서 만들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그 지역 생태 특성에 맞는 지점을 만들어, 걸어서 답사하는 다양한 길을 만들면 좋겠다 는 생각을 늘 해왔다. 예배당 순례길에서 얻은 가장 큰 수확은 이것이다. 앞으로 낙동강 정자, 나루, 노거수에 그런 생태길, 생명길이 만들어 질 것이다.

 

팥배나무 한창이다. 잡목이라고 다 배는 것은 아니겠지.

 

순례길은 원래 주인은 여기에 사는 생물들이다.  주인 이야기가 없다.

 

스페인 산타이고 순례길을 모방했다고, 유럽 사람들이 짝퉁길을 보러 올 확율은 낮다. 이왕 만든 길 우리나라 사람들 이야기도 함께 담았으면 더 좋겠다. 그것은 순례길 생태이야기이다.

 

익투스. 물고기 문양에 얽힌 이야기는 차고 넘친다. 익투스는 기독교 이야기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도 물고기 얽힌 이야기가 많다.

 

세울탓일까 쇠로 만든 전봇대가 녹이 슬었다. 바닷가에 왜 쇠전봇대를 했을까 씰데없는 상상도 해봤다.

 

어디서 많이 본 작품같다. 그래서 더 정이 갈까?

 

예덕나무 지천에 깔려 있다.  제주도를 비롯한 남해안에 많이 자란다.

 

예덕나무가 있는 집. 길가 곳곳에 호랑가시나무를 새롭게 심어 놓았다. 예수님과 관련된 나무로 호랑가시 열매가 사랑의열매 이다. 붉은 지붕 호랑가시 나무 열매로 순례길 온통 붉어 질 날이 오겠다 싶다.

 

파래도 주인이다.

 

창으로 보는 느낌이 좋다. 그리고 카메라를 갖다 대면 모두 작품이다.

 

 

보따리, 고무신. 전도사의 헌신적인 전도 이야기가 담겨져 있다.

 

마지막  순례길 딴섬, 가롯 유다집 가는 곳에 있는 바닷길. 조그만한 모래사장도 있다.

병풍도를 들어와 대기점도 거치는 순례길이 기본 길이다. 사람들이 주로 이 길로 가다보면 사람들이 몰린다. 그래서 거꾸로 소악도 선착장에 내려 거꾸로 걷는 경우는 있는 것 같다. 거꾸로 가면 한 여름 햇볕을 등지고 갈 수 있는 점이 있는 것 같다.
지역 주민들을 위해서는 많은 사람들이 찾는 것이 좋은 것인지, 너무 많은 사람들이 찾다보면 본래 순례길이 가지는 자연스러움이 없어질지 두고 볼 일이다.(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