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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기 샘과 남해 노거수 답사

갈밭 2023. 5. 15. 08:09

▶박정기 샘과 함께하는 남해 노거수 답사.  남해 단항리 왕후박나무와 함께 단체 사진

 

뜻있는 생태환경교육 샘들이 생태환경 프로그램 진행 자문 받는 것을  실내에서만 할 것이 아니라,  현장에 있는 나무를 직접 둘러보면서 살아있는 자문을 받아보자는 의견이 있었다. 그런 뜻으로 두 박 선생님들을 모시고 남해 노거수 답사를 떠났다.

 

 

사람도 생김새에 따라 삶에 많은 영향을 준다. 나무도 그 생김새에 따라 사람들에게 받는 대우가 다르다. 

나무 크기와 함께 나무가 자리하고 있는 주위 경관 그리고 나무을 배경으로 하는 인문학적 이야기에 따라  노거수의 품격이

매겨져 진다.  나무는 늘 그자리에 있고 그렇게 살아가고 있지만, 사람들 입장에서 노거수, 나무어른, 신목, 괴목, 당산목 이라는 이름을 붙이고 있다.

 

많은 지방자치단체에서 오래된 나무를 잘 관리해서 지역 관광 상품을 만들고 있다.

"잘 가꾸고 보존한 노거수 열 인물 안부럽다." 는  말로 있다.  속속히 들어다 보면 노거수 관리는 더 많은 신경을 쓰야 할 부분이 많다. 그런 일을 앞장서서 하고 있는 박정기 샘과 함께한 일정을 올린다.

 

박정기 샘은 2023년  한국환경생태학회 학술대회 논문집에 <남해 난음리 비자나무 생육특성 연구-박정기, 김구미, 최송현>라는 글을 실었다. 이 논문이 나오기까지 남해를 여럿 차례 다녔다.  늘 바쁜 일정 속에서 2022년 우영우 팽나무가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지고 부터는 더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다. 2023년 4월에 남해 노거수 답사를 하기로 했는데, 박정기 샘이 시간을 내기 어려워 5월에 남해 노거수 답사를 떠났다.  그만큼 귀한 답사를 했다는 것이다.

 

누구나 쉽게 볼 수 없는 곳은 학술 목적이라는 이름으로 살펴보고, 식물이 가진 오만가지 특성을 모두 이해 하지못할때는 종특이성,  유전자적 특성 또는 지역적 특성이라고 에둘러 이해 하면서  숙제를 남기기도 했다.  남해 노거수들은 모두 한 적한  곳에 있다 보니, 화장실을 갈려면 한참 찾아야 하는 어려움도 있었다.

 

마산에서 8시30분에 출발해서, 종일 남해 노거수를 찾아 뵌 나무로는 남해 단항리 왕후박나무, 단항리 푸조나무, 난음리 비자나무숲, 난령초등학교 (대성청정에너지(주)남해연수원) 양버즘나무, 이동초등학교 녹나무, 영지리 시문마을 팽나무, 난음리 난곡사 느티나무 였다. 마을 어귀에 들어난 나무는 쉽게 볼 수 있지만, 아직 들어나지 않는 나무는 사유지에 있고 길도 제대로 없어서 노거수를 만나기가 쉽지 않다.

 

▶남해창선도왕후박나무 앞에서 열강하는 박정기 샘.

   차세우고 가면 박정기 샘이 많은 얘기를 해서 나무에 관련된 주옥같은 얘기를 많이 옮기지 못했다.

 

 

*남해창선도왕후박나무

천년기념물이다. 바다를  가까이에 있어  이곳을 지나다 보면 눈에 잘 띄는 나무이다. 보통 나무에 붙인 이름은 기초단체 이름과 마을 이름을 붙이는데 이 왕후박나무는  <남해창선도왕후박나무>로 되어 있다. 이름 붙인 사람들이 마을 이름보다는 섬이름 더 좋아해서 붙인 것 같다.  왕후박나무를 비롯해서 난대림 특징으로는 봄에 나는 새잎은 붉다. 홍가시, 구실잣밤, 붉가시가 그렇다.

남해공부를 하다보면 꼭 해보고 싶은 것이 있다. 돈나무 뿌리를 태우면 진짜 구리구리한 냄새가 나는지? 왕후박나무 잎이 두터워서 후박이라고 했고, 울릉도에서는 후박을 넣어서 만든 엿을 울릉도 후박 엿이라고 한다는데, 후박으로 만든 엿을 직접 보고 싶다.

 

▶멀리서 보면 잘 다듬어 놓은 정원수 같다.  접시 모양을 닮은 반송 같다. 왕후박나무 한 인물한다.     

 

▶왕후박나무 잎. 늦봄이라 새잎이 많이 나왔다. 왕후박나무 겨울눈을 보면 매끈한 철갑옷 모양을 하고 있다. 오래돤 나무라

상대적으로 잎이 적다. 일년내내 잎을 볼 수 있는 난대 상록수가 인가가 있다보니 위도 올라가는 추운 지방에도 많이 심기도 하지만 동해나 냉해를 입어 나무가 죽거나 성장을 멈추는 경우가 더러 있다.  냉해는 영상 5도 이하에서 생기는 것을 말하고, 동해는 영하 이하에서 생기는 것을 말한다.

 

 

*단항리 푸조나무

안내 간판에 찌르레기나 직박구리가 씨앗을 물고 다니면서 씨를 뿌린 나무라고 해서 푸조나무라는 뜻으로 들린다.

10년전 부산좌수영지 푸조나무 안내간판에는 잎이 푸르고 거칠다고 해서 푸조 나무라고 한다고 쓰여져 있다.

푸조새, 푸조나무 하는 것이 쉽게 이해가 되는 이름이다.

 

▶단항리 푸조나무도 한 인물한다.

 

▶푸조나무 앞에서 마을 제사를 지내고 나면 밥을 돌아래 묻는 밥무덤이다. 쌀이 귀한 시절 쌀밥을 정성스럽게 해서 종이에 싸고

   황토흙으로 덮어 신에게 올리는 의례였다. 고시레는 동물들에게 음식을 나누어 먹는 행동이라면 밥무덤을 순전히 신에게 올리     는 밥인셈이다. 자료에서 밤무덤을 본 적이 있지만, 밥무덤을 직접 보기는 처음이다. 남해 고유의 풍습으로 보인다.

   

 

▶푸조나무 옆에 있는 우물 흔적,  난간 아래 전봇대 아래가 우물자리이다. 우물 가까이에 푸조나무나 팽나무를 주로 심었다.

  느티나무는 마을 안녕를 기원한 신목이라면 팽나무와 푸조나무는 특정한 공간을 지켜주는 역할을 담당했다고 볼 수 있다.  

  우물과 푸조나무, 우물과 팽나무. 물가에 자라는 포구나무. 좀 더 많은 자료를 찾아 봐야겠다.

  

*영지리 시문마을 팽나무

 

사거리 갈림길에 한 쪽편에 자리 잡고 있다. 팽나무 줄기가 흰색을 띠며, 주름이  돋보인다. 

 

▶줄기 아래 부분은 팽나무 삶의 모습을 보여주는 역사자료이다.

 

▶사거리 자리잡고 있어서 그런지 밥무덤이  다섯개다. 

 

 

*난령초등학교 양버즘나무

양버즘나무는 서양에서 들어온 나무다. 주 원산지가 튀르키예이다. 들어올때부터 양버즘나무였다. 양버즘나무가 있으면 버즘나무도 있을 건데, 버즘나무는 우리나라에 살지 않는다. 그래서 우리나라에 보이는 것은 죄다 양버즘나무이다. 어떤 자료에는 열매가 3개 달리는 단풍버즘나무를 소개해 놓은 것이 있다. 

 

▶난령초등학교 양버즘나무 엄청크다.  양버즘나무 아래 기단을 만들어 놓았는데 70년대 퇴비증산을 잘해 받은 상금인지

아니면 상품으로 세멘트를 받았는지 하였튼 퇴비증산을 잘해 받는 것으로 아이들 놀 수 있는 기단을 만들었다고 한다.

부산 가덕도에서 개구리 사람 노릇하고 있는 강선생이 다녔던 학교였다.

 

▶폐교가 된 학교에 나무만 남았고, 나무가 학교 주인이 되었다. 학교뿐만 아니라 곳곳이 식물이 주인이 되는 날이 멀지

   않았다.

 

 

▶대단하다 양버즘나무. 햇볕과 바람이 잘 드는 쪽 줄기가 껍질이 더 많이 벗겨진다.

 

▶난령초등학교 정문. 정문에 이런 상을 세운 놓은 학교는 처음본다. 난령이라는 이름은 경상도 사람들은 결코 정확한 

    발음을 할 수 없다. 난자가 난초를 뜻한다는데,  처음부터 난초를 뜻하는 난자가 아니고 포구를 뜻하는 난자가 아닌가

   하는 추측을 같이 간 샘들 끼리 해봤다. 가로획이나 세로 획이 굵고 가지런 함이 있고, 다른 곳에서는 들쭉날쭉하게 해서 고르       지  는 않지만, 전체적인 조화를 이루는 것이 추사체 특징이하고 한다.  난령 한자 획을 보면 추사체라고 한다.  난령초등학교 부    근에 글 맵시를 아는 분이   살았다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난초지초 한뿌리되어 /송알송알 꽃피우고 /흩어진  씨앗들/ 알알이 빛나는 /희망찬  내일도/ 찬란 하리라> 난령 표지석 아래에 쓰여진 글도 멋있다.

 

*이동초등학교 녹나무

부푼꿈을 안고 이동초등학교 녹나무를 찾았지만, 작년 겨울에 추위에 고생을 해서 잎을 많이 내지 못했다.

내년을 기대해 본다.  따뜻한 지방에 사는 난대림 나무가 작년에 냉해로 고생을 많이 했다.  식물에 이어 곤충 그리도 동물인 사람 차례가 아닌가 하는 생각도 해봤다.

 

▶푸르른 5월인데 이동초등학교 녹나무 잎이 성글다.

 

▶꽁 대신 닭인가. 이동초등학교 향나무 조경이 한 멋 한다.

 

 

*난곡사 느티나무

난곡사라고 해서 절인줄 알았는데, 사당이다. 우리나라 멋있는 느티나무 중에 다섯 손가락 든다는 느티나무이다.

 

▶난곡사 사당과 참 잘 어울린다.  보면 볼수록 작품이다. 나무도 옛집과 함께 어울릴때 더 멋을 낸다.

 

 

▶남해가 조선시대에는  유배지였다. 송시열 선생의 상이 있다. 이것을 흉상이라고 하기에도 좀 뭐하고, 어깨만 나와

  견상이라고 해야 하나? 하였튼 특이한 상이였다.

 

▶느티나무와 송엽국.  본 송엽국 중에 최고 멋있다. 사람이든 식물이든 있을 자리에 있으면 더 빛난다.  4년을....,

    

▶비온 뒤 난곡사 느티나무와 송엽국. 느티나무 아래 송엽국을 누가 심었을까 ? 난곡사 기와지붕과도 참 잘어울린다.

 

 

*비자나무

유자, 치자, 비자가 이름난 삼자도가 남해다.  제주도 그렇지만 비자 열매가 약재로 인기가 있을 때는 밀감나무 못지 않게 비자나무도 대우를 받았다고 한다. 남해 비자나무는 아직까지 대우를 받고 있었다. 하지만 맹종죽 비롯해서 삼나무,  편백, 상수리,곰솔, 졸참 나무들로 인해 햇볕과 바람을 막아 비자나무가 힘을 잃어가고 있다.  언덕에 자리 잡은 비자나무 23그루를 잘 가꾸고 보존한다면 남해 또 다른 자랑거리가 될 것이다.

 

▶마을이장님 댁을 지나야 볼 수 있는 비자나무 숲을 가지전에 집안에 심어져 있는 개비자나무.

    개비자나뭇 잎은 끝이 부드럽다.

 

▶난음리 비자나무 숲. 비자나무 가까이에 있는 대나무를 일부 베어 내었지만, 아직까지도 대나무 기세에 비자나무가 제 힘을

 못 쓰고 있다.

 

▶병이 든 비자나무.

 

▶비자나무와 함께. 아픈 비자나무를 살려주세요.

 

 

▶비자나무 숲에 삼나무가 자라고 있다. 분재를 보는 듯 하다.

 

▶대나무 마디에 흰선이 있고, 푸른 빛깔을 띠고 있으면 1년생

 

▶줄기에 흰빛을 띠면 2년생.

 

▶줄기에 노란빛을 띠면 3년생.

 

하루종일 다녔지만, 몇 나무만 보았다. 다른지역에서 보기힘든 비자당산도 있다고 한다. 많은 책이 있는 도서관과 많은 유물이

있는 박물관을 한 번만에 다 볼 수 없듯이, 남해있는 노거수를 하루에 다 볼 수가 없다. 시나브로 다니면서 남해 노거수를 만나는

즐거움을 가져야 겠다. 바쁜 시간을 내어준 박정기 샘에게 고마움을 전한다. 박정기 샘이 발푼 판 노력들이 또 다른 노거수를 만나는 즐거움을 가질 수 있는 것이다.(굴)

 

<관련된 나무들>

경북 영천임고초등학교 양버즘나무
https://han903.tistory.com/1148

 
전남 강진 푸조나무-천년기념물
https://han903.tistory.com/978

 
제주 비자림
https://han903.tistory.com/408

 
중국 항주와 상해 거리 녹나무와 양버즘 나무
https://han903.tistory.com/909

 
전남 강진 도갑사 팽나무
https://han903.tistory.com/97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