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여행기 3
셋- 아~ 궁궐 경복궁 창덕궁 3
서울에 올라와 잠을 설치며 첫날을 보내고 아침을 맞은 우리는 대충 고양이 세수를 하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했습니다.
크크 지저분하다구요?
사실은 전날 밤에 숙소에다 짐을 풀어놓고 목욕탕에 들어가서 뽀드득 뽀드득 소리가 날 정도로 깨끗하게 씻어두었거든요.
라면과 김밥을 사먹으면 절대로 용돈을 주지 않는다는 굴렁쇠 아저씨의 협박 때문에 아침부터 우리는 밥을 하는 식당을 찾아 이러 저리 헤매 다녔답니다.
왜냐하면 아저씨 말 안 들으면 우리가 쫄쫄 굶을지도 모르잖아요.
라면을 먹고 싶은 마음이 꿀떡 같았지만~
(이상하게 집을 떠나 밖에 나오면 왜 그렇게 라면이 땡기는지 그죠!!)
그 마음을 꾹 꾹 누르고, 드디어 우리가 찾은 곳은 김밥집도 편의점도 아닌 감자탕 집.
캬아~ 전날 술 마신 아저씨들이 드문드문 앉아있는 옆에 한자리를 차지하고 후르르 짭짭~ 감자탕 그릇을 비웠죠. 그런데 생각보다 얼큰하니 맛이 괜찮더라구요.
금강산도 식후경이라고 고기국물로 배는 일단 든든하게 채웠으니 슬슬 출발을 해야지요.
~ 감자가 달랑 한개뿐인 감자탕, 맛은 좋지요~
참~ 배낭은 여관에 맡겨 두었슴다.
짐이 무거우면 나중에는 구경이고 뭐고 만사가 귀찮아진다나요.
(많은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굴렁쇠 아저씨의 탁월한 잔머리^^)
이제 발걸음도 가볍게 경복궁으로 출발합니다.
잠깐 !! 출발하기 전에 오늘 우리가 갈 곳을 소개할게요.
먼저 국립고궁박물관과 국립민속박물관을 찾아갑니다.
그리고 인사동 옛 거리에 들러 점심을 먹고, 인사 아트센타 전시장을 둘러 본 뒤
부모님들이 어릴 적 가지고 놀았던 장난감 박물관인 토토를 찾아 옛 물건을 구경할 거예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창덕궁에 가서 우리나라 궁궐의 아름다움을 느껴 보고,
저녁에는 대학로가 있는 혜화동에 가서 저녁을 사먹고 연극을 보기로 했어요.
~ 이게 무슨 모양인가? 글씨 쓰는 붓, 인사동 입구에 떡 버티고 있다 ~
.
스케줄이 장난 아니죠!
굴렁쇠 아저씨는 한시도 가만히 있지를 못하는 성미거든요.
그리고 공부 욕심도 엄청 많구요.
혹시 학교 다닐 때 공부 안 하고 뺀질뺀질 놀기만 해서 한이 맺힌 건 아니신지...(우헤헤)
시골 촌놈이 비싼 차비 들고 서울 와서 하나라도 더 봐야 본전을 뺀다나 뭐라나...
아침부터 감자탕으로 배를 든든하게 채우라고 할 때부터 알아봤지요
다니다가 배고프다고 우리가 비틀비틀하면 아저씨가 열 받잖아요.
다닐 때는 몇 명씩 조를 짜서 모둠별로 움직인답니다.
열 서너 명이 함께 배낭여행을 하는데
모두 한꺼번에 우루루 몰려다닌다고 생각해보세요.
우리가 뭐 서울구경 온 시골 강아지 떼들도 아니고...
그리고 모둠별로 움직이는 숨어있는 진짜 이유를 밝히자면~
모둠별로 은근히 경쟁심을 부추겨 뻑이 가게 열공을 시키려는 굴렁쇠 아저씨의 숨은 계락이...
아저씨 우리도 그만한 눈치는 있거든요^^
~ 저기가 인사동 저기는 000 ~
3호선을 타고 경복궁역에 내리니 지하철 역 벽에는 온통 유물에 관련된 사진이 줄줄이 걸려 있었어요.
그 사진을 보면서 여기가 경복궁역이구나 하는 것을 한 눈에 할 수가 있었지요.
요즘은 문화재에 대한 관심이 많다보니 어디를 가도 참 친절하게 설명이 잘 되어 있어요.
~지하철은 우리의 휴식처 ~
경복궁역에 들어가면 중간 통로쯤에 불로문이라는 한자로 쓰인 돌로 된 문이 있습니다.
나중에 보니 창덕궁에도 불로문이 있더라고요.
제가 그 정도 한자는 읽을 수 있거든요.^^
그런데 아직 수련이 덜 된 관계로 한자에 담긴 깊은 뜻을 헤아리지는 못한 관계로...
냉큼 손을 들어 안내하는 선생님에게 질문을 했습니다.
“ ‘불로’는 늙지 말라는 뜻으로 임금님의 무병장수를 기원하는 의미를 담고 있어요.
할머니 할아버지에게 건강하게 불로장수 하세요. 그 말을 자주 하지요.
그 ‘불로’가 바로 불로문의 불로와 같은 뜻이 랍니다.”
안내 선생님께서 친절하게 답변을 해주니 머리에 쏙 쏙~~
~창덕궁 안에도 불로문이 있네 ~
경복궁 입구 왼쪽에 있는 국립 고궁 박물관에 먼저 들렀어요.
이곳은 국립중앙박물관이 있던 곳인데, 중앙박물관은 용산으로 옮겨가고
지금은 고궁박물관으로 새롭게 단장 했다고 하네요.
왕들이 쓰던 물건들을 주로 전시해놓았고, 왕들의 일상생활 모습을 한 눈에 볼 수 있도록 해 놓은 곳이에요.
좋은 곳에서 맛있는 음식에, 좋은 물건에, 아쉬울 것 없이 누리면서 살았던 왕들은 정말 마음까지 행복했을까요?
죽자 살자 공부시키시는 울 엄마는 내가 부귀영화를 부리는 왕이 되기를 바랄까요?
평범하지만 마음이 행복한 사람으로 살기를 바랄까요?
~ 임금이 앉는 의자는 용상 ! 굴렁쇠 아저씨가 앉은 의자는 굴~상인가? ~
경복궁에서는 시간마다 관광객을 위해 수문장 교대식을 하고 있었어요.
수문장 아저씨들의 근엄한 표정이 장난이 아니더라구요.
진짜 우리가 타임머신을 타고 조선시대로 돌아간 느낌이 팍팍...
호기심이 넘치던 친구 한 명이 살금살금 다가가 수문장 아저씨가 들고 있는 창을 손으로 쿡쿡 눌러보는데
예이~ 무례한 지고...
수문장 아저씨의 카리스마는 역시 쵝~오였슴다.
~ 와 옛날 군인이다 조선시대로 돌아간 느낌이다 ~
드라마의 힘이 얼마나 대단한지 알 만한 사람은 다 알잖아요.
겨울 연가로 배용준이 갑부가 되고 대장금으로 이영애가 아시아의 스타가 되는 거 보세요.
드라마 대왕 세종에서 장영실 이야기를 다루면서 역사 속에 숨어있던 장영실이 갑자기 유명해 졌지요.
오늘 장영실이 만든 해시계를 직접 보았어요.
21세기를 살아가고 있는 지금도 기계를 만지는 사람보다는
책상에 앉아 글을 쓰는 사람을 더 훌륭하게 생각하는데
몇 세기 전 그 시절에 천민이었던 장영실의 재능을 인정하고 발휘할 수 있도록 해준 세종대왕은 정말 훌륭하고 위대한 임금이라고 생각해요.
좋은 임금을 가진 백성들은 정말 행복할 것 같아요
~ 이게 그 유명한 해시계, 지금은 몇시인가? ~
~ 여기는 경복궁에 가장 중심된 건물인 근정전 이고 ~
~ 수수께끼 맞춘 사람 여기 상금 받아라 ~
우리나라 옛 집은 나무로 지어졌기 때문에 불에 약한 게 문제죠.
얼마 전 불타버린 숭례문을 생각해 보세요. 불이 얼마나 무서운지
그래서 우리 조상님들은 불을 막기 위해 온갖 비방을 썼답니다.
건물이나 주변에다 동물을 새기거나 그려 넣기도 하는데 불을 막아 주는 동물은 용, 도깨비, 해태, 불가시리가 있어요.
그 중에서 굴렁쇠 아저씨가 들려준 불가사리 이야기를 해 드릴게요.
옛날부터 불을 잡아먹는다고 알려진 불가사리란 짐승은 얼른 보면 코끼리 비슷하게 생겼다고 하네요.
경회루 돌난간에다 이 불가사리를 세워 불길의 접근을 막았답니다.
6.25 전쟁 때 포탄파편이 떨어지는 중에서도 경회루가 무사했던 것은
파편에 맞아 부상을 당한 불가사리의 희생정신 때문이라고 하는데...
(글쎄! 믿어야 하나~ 말아야 하나~ 헷갈리네요)
~ 경회루 연못 안에 불가사리가 살고 있었을까? ~
경복궁은 아픈 역사를 많이 가지고 있는 궁궐이랍니다.
임진왜란 때는 불에 타 버리기도 했고
명성황후가 일본 사람들에게 비참하게 죽임을 당한 곳이기도 하지요.
이야기들을 들으면서 화가 나기도 했어요.
나라 힘이 약하면 백성이든 국모든 괴롭기는 다 마찬가지구나 그런 생각을 했습니다.
왕비가 살았던 교태전과 자경전 굴뚝에는 여러 가지 나무 동물 문양이 새겨져 있었지요. 아저씨에게 교과서에 나온다는 이야기를 듣고 나니 더 관심있게 봐 지는 것 있잖아요.
~ 소나무 ,사슴, 학, 또 무슨 동물이 있을까? 사진 찍어 가야지 ~
민속박물관에는 어린이 체험실도 있고, 삼국시대 문화를 한 눈에 알아 볼 수 있는 전시실이 마련되어 있어요.
대부분 인형이나 모형으로 만들어져 있어 어린이들이 재미있게 공부할 수 있어요.
눈과 머리에 쏙 들어오지요.
요즘 박물관은 근엄하게 옛날 물건을 전시만 하는 게 아니라
함께 즐기고 느낄 수 있도록 만들어서 참 좋은 것 같아요.
바깥에서 긴줄넘기, 굴렁쇠 돌리기를 하면서 우리는 신나게 놀았답니다.
~ 영차 당겨라 우리편이 이긴다 ~
창덕궁은 자연과 어울려 지은 궁궐이라 참 아름답지요.
숲속에서는 새소리가 들려왔습니다.
창덕궁은 경복궁과 달리 정해진 시간에 맞춰 안내 선생님을 따라 다니면서 구경을 할 수 있어요.
다리도 아프고 한참을 다니다 보니 슬그머니 꾀가 나기 시작했어요.
그래서 슬쩍 슬쩍 딴 짓을 하고 있는데
~ 니 설명 안듣고 또 딴 짓하제 ~
안내하는 선생님이 말씀하는 내용이 아 글씨 경복궁에서 굴렁쇠아저씨에게 들었던 바로 그 이야기 앗싸~
안내 선생님이 질문하는 문제마다 꼬박꼬박 대답을 하니 칭찬이 핑핑 날아왔습니다.
덕분에 다리 아픈 것도 잊어버리고 1시간 20분 동안 궁궐 공부를 열공 열공 했어요.
역시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구요
~ 열공 ! 열공 ! 또 열공 ~ 와 궁궐 이야기 재밌다 ~
창덕궁을 나와 인사동 가는 길에 큰 건물 앞에 천막 치고 시위하는 사람이 보였어요.
요즘에는 사람들이 자신의 입장이나 생각을 잘 표현을 하는 것 같아요.
~ 파렴치한 사람이 누고? 억울한 사람은 누고 ? ~
다음은 인사동 이야기를 하기로 해요.<이어서 다음 계속3>
※ 함께한 친구들 허락을 받지 않고 사진을 올렸어요. 나쁜 사진은 아니니. 이해 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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