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먹고 살기 위해서 일하고, 밥을 먹습니다.
'밥은 하늘이다.' 라는 거창한 얘기를 하지않더라고 우리나라 사람이면 대부분 밥을 먹고, 밥심으로 일을 한다.
그리고 밥 숟가락 놓으면 이 세상을 떠나는 것이다.
늘 먹는 밥이라 다들 밥을 잘 안다고 합니다. 그러나 늘 함께 해온 밥에 대해 너무 모르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아이들과 함께 하는 체험도 멀리 있는 것 보다는 가까이 있는 것,
늘 함께 하는 것 부터 잘 알아야 한다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밥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있으면서 밥에 대해 배웠으면 하는 바람을 가지고 있었는데,
마산 아이콥 생협에서 <우리가 미쳐 몰랐던 쌀과 밥 이야기> 강좌가 있어 이때다 하고 들었습니다.
정말 생활에 필요한 강의였습니다. 강사님은 맛 칼럼니스트로 활동하고 있는 박성현 선생님인데,
<일본의 맛 규수를 먹다>라는 책을 펴낸 분이기도 합니다.
2시간 동안 강의한 내용과 제 생각을 곁들여 올려 봅니다.
갈수록 쌀 소비가 줄어 들지만, 아직까지 우리나라 사람들이 먹는 주식은 밥입니다.
돈을 내고 먹은 식당에서 밥만이 없으면 다른 반찬이 아무리 좋아도 그 집 음식을 좋게 평가 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밥이 맛있으면 김 하나라도 밥을 맛있게 먹습니다.
식당 가면 밥맛이 좋지 않으면 늘 드는 생각이 밥집에서 밥이 이렇게 형편 없어서 장사가 되겠냐 하는 생각입니다.
식당에서 맛 없는 밥을 내는 경우에는 가격이 싼 쌀을 내거나, 밥을 미리 지어서 밥 맛이 떨어 지는 경우입니다.
강사님도 밥 맛의 첫째는 품질이라고 했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품질은 쌀을 재배하고 도정하고 보관하기 까지 전과정을 말하는 것입니다.
맛있는 밥을 먹기 위해서는 좋은 쌀을 사야하는데, 많은 사람들이 쌀 등급도 확인 하지 않거나, 쌀 종류 보다는 쌀을 도정한 브랜드를 보고 사는 경우가 많다고 했습니다.
상대적으로 품질 관리를 잘 하는 일본과 견줘서 얘기를 해주어서 쉽게 이해 되었습니다.
쌀을 사먹은 소비자 입장에서 맛있는 밥을 먹기위해서는, 소비자들의 현명한 생각과 요구들이 있어야 된다고 했습니다.
몇 장 사진을 보면서 자세한 이야기를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일본 사람들이 먹는 밥을 사이트에 검색하면 대부분의 사진이 맛깔스러운 밥사진이 나온다고 했습니다.
일본 사람들은 밥을 맛있게 먹을 수 있도록 구미가 당기도록 한다고 합니다.
저도 동감합니다. 조정래 선생님이 쓴 <아리랑> 이라는 책에 보면 일제강점기 일본 사람들이 조선에 나는 쌀을 공출해서 군산항에 쌓아
두고 배로 실어 나릅니다. 군산항에서 조선 여자들에게 임금을 주고, 쌀을 도정하고 상태가 좋지 않는 쌀알을 일일이 골라내서 좋은 쌀만
가지고 가는 내용이 나옵니다. 조선 민중이 수확한 좋은 쌀은 일본으로 다가지고 가고, 조선사람들은 질이 떨어 지는 쌀을 먹었고, 나중
에는 쌀이 적어 잡곡을 먹을 수 밖에 처지가 되지요. 조선사람들에게 아픈 상처지만, 일본은 그런 역사들로 통해 나날이 밥 맛이 좋아집니
다.
▶마산아이콥에서 연 강좌 포스터인데, 우리나라의 밥을 검색하면 좋은 사진이 많지 않다고합니다. 일본 사람들은 밥그릇을 들고 먹습니다.
그래서 열전도가 잘되는 쇠밥그릇을 사용할 수 없지요. 그래서 대부분 도자기를 사용합니다. 아이들에게 도자기 그릇을 주면 잘 깨뜨린다
고 멜라민그릇을 많이 사용하는데, 어릴적 부터 밥의 소중함을 익히도록 하기 위해서는 도자기 그릇을 사용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고
했습니다.
▶여러분은 우리나라 쌀 종류에 대해 얼마나 알고 계십니까? 위 빨간 글자로 된 쌀이 최고의 품질 쌀입니다.
최고의 품질과 고품질은 차이가 있지요.
▶ 위 사진 세 개 중에 두 개는 브랜드이고, 하나는 쌀 품질을 표시한 상표입니다. 여러분은 어느것을 보고 쌀을 사시나요?
▶내 후년 부터 등급 표시가 법제화 되었다고 합니다. 시중에 나오는 쌀이 등급 표시가 안된 쌀이 있다고 합니다.
당연히 유통 기간이 중요하지요. 껍질이 있는 나락 상태는 쌀이 숨을 쉬는 살아 있는 상태입니다. 그러나 도정을 하고 난 뒤
부터는 쌀은 숨을 쉬는 식물이 아닙니다. 도정기간이 밥맛에 영향을 끼칠수 밖에 없습니다.
▶우리나라 양곡법이 허술합니다. 위 사진 빨간 글씨를 보면 품종명을 모르는 경우에는 '혼합' 표시를 하고, 품종을 혼합한 경우에도
'혼합' 표시를 할 수 있다고 되어있습니다. 등급검사도 의무 조항이 아니라서 '미검사'로만 표시 하면 됩니다.
소비자 입장과는 거리가 먼 양곡관리법인셈입니다. 검사를 해야 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다시 설명하겠습니다.
▶많이 팔린 쌀 브랜드입니다. '언니 몇 쌀' 이어 '오빠 몇 쌀' 이라는 쌀도 나온다고 합니다.
이 쌀이 좋고 안좋고가 아니라 우리나라 소비자가 쌀을 사는 기준을 이야기 한 것입니다.
▶도정과 정미는 확실히 다릅니다. 나락은 껍질을 벗겨 낸 뒤로는 싹을 틔울 수가 없습니다.
그런데 현미 쌀을 가지고 정미기에 넣어서 나온 쌀을 도정했다고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과일이 때깔이 좋으면 의심을 하지만, 쌀은 무조건 때깔이 좋아야하고, 이쁜쌀이 좋은 쌀이라고 했습니다.
커피는내는 바리스타가 커피콩을 바닥에 깔아 놓고 작거나 상태가 좋지 않는 것은 골라낸다고 합니다.
쌀은 사람을 보는 기준하고 다르는 군요. 사람은 마음인데...,
밥 짓는 과정에서 작은 쌀과 상태가 좋지 않는 쌀은 솥 압력에 의해 좋은 맛이 되지않는다고 합니다.
커피알을 볶았을때 작은 것은 열에 견디는 힘이 적어 일찍 타게 되고, 그러면 맛이 달라 질수가 있는 것이지요.
▶옛날에는 시골마을마다 있던 정미소가 지금은 RPC라고 해서 미곡종합처리장에서 쌀을 도정합니다.
미곡처리장에 있는 나락 보관 탱크는 금속으로 만들어져 있습니다.
온도,습도, 공기 조절장치가 마련 되어 있지 않는 미곡처리장에서는 한여름 온도가 30도이면 금속탱크
에 들어 있는 나락은 배 이상으로 올라가겠지요. 그런 상태에 있는 나락을 정미한다면 당근 밥 맛이 없는 쌀이 나오게 되지요.
▶일본에는 동전을 넣어서 정미를 하는 코인정미기입니다. 정미소에서 현미를 빼서 마트에서 정미기를 돌려 내는 쌀기계하고 다릅니다.
▶압력밥솥 원리에 대해 일본밥솥과 견줘서 설명해주었습니다.
▶일본 밥 솥 뚜껑은 나무로 되어 있고, 우리나라 솥은 무쇠솥에다 무거운 쇠뚜껑으로 되어 있습니다.
맛있는 밥은 옛날 솥에서 나온다고 생각해서 지금 우리가 사용하는 밥솥도 그 기준에 의해 만들어졌다고 합니다.
일본 밥솥은 1,3기압, 우리나라 밥솥은 1,9기압에 맞춰져 있는것입니다.
▶한 참 잘 나가던 일본 밥 솥이 우리나라 밥솥이 나오고 부터 순식간에 바꾸어지게 된 이유는, 일본 밥솥은 1,3기압,
우리나라 밥솥은 1,9기압에 맞춰져 있는것입니다. 그래서 우리나라 사람 입 맛에는 우리의 밥솥이 딱 맞았던 것이지요.
▶논에서 쌀알이 단단해지기전에는 나락껍질 속에 흰 액체 상태가 됩니다. 그 상태에서 조건에 맞지 않는 부위는복백이라고 해서
쌀알에 흰점이 생기게 되고 그렇지 않는 정상적인 상태가 심백이라고 해서 투명한 상태가 되는 것입니다. 사온 쌀을 바닥에 깔아서
흰점이 생기는 복백 상태가 20% 이하면 고급쌀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 농가에서 벼를 수확하는 방법은 대부분 콤바인으로 벼베기와 함께 타작을 같이합니다. 그리고 벼를
건조기에 말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건조기로 말리지 않더라도, 벼잎을 달린채 말려서 타작을 한 벼와 그 맛을 차이가 난다고 합니다.
사진은 일본에서 소비자와 계약을 해서 벼단 채로 말리는 모습니다. 옛날에 우리나라에서는 바닥에 말렸는데, 일본에서는 빨래 말리듯
이 하고 있습니다.
▶쌀 소비가 많지 않아 생산하는 농민들도 힘듭니다. 갈수록 쌓이는 쌀 때문에 정부에서도 엄청 많은 예산을 들이고 있습니다.
결국 남은 쌀은 다들인 값보다 헐값에 팔거나 5년이 지나면 버릴수 밖에 없습니다. 그렇다고 논을 없앨 수 없는 환경적인 면도 있습
니다. 일본에서는 논에 벼를 홍보물로 쓰는 경우가 있습니다. 쌀 생산비만큼 홍보비를 준다는 것이지요. 체험학습장도 활용하고요.
▶수준이 높은 나락그림입니다. 그 옆에서 체험하는 사람들이 보입니다. 산청 유기농 쌀 생산지에서 메뚜기 잡기도 하지요.
▶위 사진은 미국쌀과 우리나라 쌀을 비교한 도표입니다. 미국쌀이 우리나라 쌀보다 가격이 훨씬 싸지만, 맛은 별반 차이가
나지 않는다는 내용입니다. 우리나라 쌀에 대한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합니다. 그리고 소비자들에 우리 쌀에 때해 정확히 알리고,
맛있는 밥을 먹을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야 겠지요.
▶커피 고르는 것도 사진처럼 까다롭게 하는데, 주식인 쌀 고르는 일도 커피처럼 해야 된다는 것이지요.
쌀 고르는 것을 키피 고르듯이 하자!!!!!!
▶소중한 밥, 너무 함부로 하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 볼 문제입니다. 청소년들이 맛있게 먹을 수 있는 밥, 학교급식,
가능한 일입니다.
너무 많은 이야기가 있었습니다. 정리 하는 과정에서 잘 못된 점은 지적해 주세요. 밥에 관심이 있는 단체에 꼭 추천
해 드리고 싶은 강의였습니다.
오랫만에 우리생활에 꼭 필요한 강의였습니다. 우리 아이들에게도 이런 내용을 가르쳐야 하지 않을까요?(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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