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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아이들과 함께 떠난 일본 간사이 배낭 여행기 5

갈밭 2009. 12. 1. 16:38

♥ 아이들과 떠난 일본 간사이 배낭 여행기 5 ♥

 


우메다 역에서 내려서 공중정원전망대로 간다. 우메다 역 복잡한 건 이미 경험해서 알고 있다. JR북 출구나 미도스지선 지하철 3번 출구를 나와 우메다 요도바시 카메라 건물을 왼쪽으로 돌아가면 공중정원전망대가 나온다.

 걸어서 15분 거리다. 늦게 도착한 한 모둠이 투덜거렸다. 손짓 발짓하면서 미도스지선 30번 출구를 물으니 아무도 모른다고 해서 역을 몇 바퀴를 돌아다녔다고 한다. 3번 출구인데 아저씨 자료에는 30번 출구로 적혀있어 30번 출구로 알고 고생을 했단다. 우메다 역에는 30번 출구는 없다. 굴렁쇠 아저씨가 자기들 골탕먹일려고 고의적으로 그랬다고, 고생한 이야기를 이틀 동안 하고 또 해서 귀가 따갑다. 절대 고의가 아니라 실수란다.  

 

 


 

▶오사카 우메다 스카이 빌딩(빌려온 사진임)

 

 


공중정원전망대는 오사카 시내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스카이 빌딩이다. 우선 빌딩 지하에 오사카 옛 거리를 재현해 놓은 식당가에서 저녁을 먹고 건물 앞에서 기념사진을 찍었다. 쌍둥이 건물로 올라가는 승강기 계단 사이로 보이는 오사카 밤 풍경이 좋다. 어디를 가도 밤풍경은 인상적이다. 빌딩과 차들의 불빛의 끝은 지평선이다. 빌딩 꼭대기에는 바람이 많이 분다. 아이들은 유리벽을 바라봐도 어질어질하단다. 대부분 연인들이 찾는 곳이라 가끔 애정 표현을 진하게 하는 연인들 때문에 아저씨는 더 어질어질하다. 내려와서 이야기를 들으니 아저씨와 아이들의 생각은 거꾸로다.  

 

 

  ▶오사카 우메다 공중정원전망대 올라가는 승강기

 


빌딩 아래 분수대에서 모두들 퍼질러 앉았다. 벌써 저녁 10시다. 하루 종일 걷고 또 걸었다. 힘이 빠질 만도 하다. 그래도 호텔에 돌아가려면 걸어서 우메다 지하철역까지 가야한다. 운동화 신고 오라고 신신당부를 했건만, 겁 없이 폼 낸다고 샌달 신고 온 아이는 발바닥이 아프다고 난리다. 호텔가서 따뜻한 물 틀어 놓고 발 마사지 해라. 여기는 중국이 아니라 그런 서비스는 찾기 쉽지 않단다. 아이들은 서둘러 자리를 털고 일어나 또다시 걷는다.

 

 

 


 

 ▶앉는 곳이 의자다 

 


아침을 먹기 위해 호텔 식당에 모였다. 그런데 두 명이 늦잠을 자는지 아직 나타나지 않는다. 늦잠 잘 정도면 이제 배낭여행이 적응이 된다는 뜻이다. 긴장을 하면 늦잠을 잘 수가 없다. 다른 아이들이 밥을 다 먹고 일어서니 두 명이 식당에 내려온다.

  

오늘 일정에 맞추려면 서둘러야 한다. 아침밥을 먹고 가려면 다른 친구들에서 50엔씩 주어라. 친구들을 기다리게 하는 시간에 대한 대가이다. 열 명이면 500엔이다. 주기 싫으면 아침은 굶어야 한다.  굶는다고 하는 걸 보니 그 돈이 아까운 모양이다. 시간도 돈이다. 다른 사람의 시간을 내 잘못으로 헛되이 소비하게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아이들은 오랫동안 기억하게 될 것이다.

 

 

 

 

 

 ▶호텔 식당 뷔페. 아침은 호텔 식당에서 든든하게 먹어야 한다.



모둠별로 사천왕사(시텐노지)를 찾아 나선다. 3일 동안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은 아이를 길잡이로 내세운다. 배낭여행은 잘하는 아이들이 나서서 이끌어가는 것이 아니라 모두가 함께 하도록 배려를 하고 있다. 며칠이 지나면 처음에 소극적이었던 아이들도 자연스럽게 어울리게 된다.

 

 

 

 

전철 노선도 확실히 보고 가자!

 

 

 사천왕사는 1500여 년 전 일본 문화의 씨앗을 뿌리기 시작한 성덕태자가 백제 기술자들을 들여와 지은 절이다. 지금은 모두 콘크리트로 복원을 해놓았는데 탑이 중심인 전형적인 백제 식이다. 우리나라 경주 불국사에서 볼 수 있는 회랑 등 삼국시대 절 구조를 이해 할 수 있는 절이다.

 

 

 


 오사카 사천왕사 법륜.많이 굴러라! 복 들어온다.

 

 

*덧붙이는 글: 사천왕사 옆에는 일본 사람들의 공동묘지인 납골 묘지가 있다.

               일본 매장 풍속을 볼 수 있다.

 

 

 

  오사카 사천왕사 옆 납골 묘지 앞

 


사천왕 역에서 JR 환상선을 타고 미국 헐리우드 영화에서 탄생된 세계 최고의 영화주제 공원인 유니버셜 스튜디오 재팬으로 간다.  니시구조에서 유니버셜시티로 가는 전철은 유니버셜 스튜디오 재팬 광고 그림이 도배를 하고 있다.

 

 

 

유니버셜시티로 가는 전철

 

 

유니버셜시티 역에 내려서 가면 상가에서 흘러나오는 음악과 유니버셜스튜디오 재팬에서 나오는 소리들이 합해져 찾는 사람들로 하여금 마음을 설레게 한다. 유니버셜 스튜디오는 모두 함께 다니면 제대로 구경을 할 수가 없기 때문에 자유롭게 다녀야 한다. 하루 종일 돌아다니면서 구경을 해야 하기 때문에 간식을 미리 사서 메는 가방에 넣어 두었다. 

 

 

 

 오사카 우메다 역 빵 가게 

 

 

구경하는 요령을 설명해주고 모둠별로 오후 3시에 입구에서 모이기로 하고 흩어진다. 유니버셜 출구로 모여드는 아이들 표정은 대개 두 부류다. 재미있었다는 아이도 있고, 줄 서다 시간 다 보냈다는 아이들도 있다. 어디를 가도 좋다고 소문난 곳은 대개 줄서고 사람구경하다 볼일 다 보는 경우가 많은 법이다.

 

 

 

 

유니버셜 스튜디오 재팬 입구

 


 

유니버셜 스튜디오 재패은 1년 내내 붐빈다. 그래서 사전에 미리 알고 가야 제대로 구경을 할 수 있다. 많은 사람들이 한꺼번에 볼 수 있는 쇼는 시간을 미리 알아서 시간에 맞춰서 가야한다.

 

 

 

 

유니버셜 스튜디오 재팬 . 작전을 잘~ 짜야 효과적으로 즐길 수 있다.

 

 

일본 공휴일과 연휴가 겹치면 인기 있는 공연물을 보기위해 한 시간을 줄서는 각오를 해야 한다. 기다리지 않고 탈 수 있는 빠른 패스는 입장료의 곱을 줘야한다. 

 

 

 

 

유니버셜 스튜디오 재팬

 

 

여름 8월 15일 연휴 기간은 최악이다. 겨울에는 학생 단체들이 많다. 학생 단체들과 만나면 정신이 없다. 공연물을 이용하지 않고 시설을 보고 사진 찍고 욕심내지 말고 느긋하게 즐기는 사람들도 있지만, 그렇게 하기에는 비싼 입장료에 마음이 편하지 않다.

입장료를 신경 안쓰고 나름 재미있게 구경을 할 수 있는 여유. 부러운  여유다.

 

 

 

 

  유니버셜 스튜디오 재팬

 


전철을 타고 동양 최대의 수족관 해유관(카이유칸)으로 이동한다. 수족관 옆에는 바다도 있다. 가는 길에 전철에서 한국에서 온 대학생들을 만났다. 해유관을 간다고 한다. 대학생 언니들과 합하면 15명이 넘는다, 단체할인을 받을 수 있다. 해유관 사무실에 가서 단체 신청을 하면 20% 할인이다. 해유관은 저녁 7시까지 한다. 마칠 때 가면 느긋하게 즐길 수 있다. 해유관 안을 들어가면 큰 수족관에 헤엄을 치고 있는 바다 동물에 아이들은 눈을 떼지 못한다. 대형 수족관이 머리 위에도 있다.

 

 

  

▶오사카  해유관

 

 

바다 동물들이 머리위로 날아다니는 것 같다. 해유관을 다 둘러보고 나오면 마지막에는 선물 코너가 있다. 다양한 바다 동물 모양의 캐릭터가 아이들 마음을 끈다. 눈으로 구경을 하고 밖으로 나오면 바다가 한 눈에 들어온다. 유니버셜스튜디오를 오가는 해적선 모양의 배가 항구로 들어온다. 여름 한 낮에는 직원들이 이벤트 행사로 얼음을 갈아 눈송이처럼 날리기도 하고, 야외에서 마술쇼도 한다.

 

 

 

 

  오사카 해유관 밖. 상자 쌓기 쇼

 

*덧붙이는 글: 해유관 옆 상가에는 다양한 먹을거리가 있다. 아이들은 피자집을 좋아 한다.

피자 맛도 좋은 편이다. 초밥 도시락도 값이 비싸지 않으면서 맛이 좋다.

유니버셜 스튜디오 재팬을 가지않을 경우에는 지하철 주오선 히고바시역에 내려 3번 출구를 나가서 500M 가면(직선 거리가 아님. 표지판 따라 가면 됨)오사카 시립과학관과 미술관 있다. 아이들에게 인기가 좋다.

 

 

해유관에서 나오자 아이들이 도톰보리에 저녁을 먹으로 가자고 조른다. 호텔이 도톰보리 부근이라서 저녁마다 도톰보리 먹자거리, 신사이바시 입자 거리를 휘 젓고 다녔으니 이제 낯이 익을 만도 하다. 오늘은 회전 초밥집을 가서 일본 전통음식인 초밥을 먹어보기로 한다.

 

 

 

 

  오사카 도톰보리 북치는 소년 인형

 

 

우리나라에서도 이제 초밥은 마트 일식 코너에서도 사 먹을 수 있을 만큼 대중적인 음식이 되었다. 그런데 초밥을 먹고 나온 아이들이 씩씩거린다. 어른들이 아무도 없으니까 집 나온 아이들이 아니냐고 오해를 받은 모양이다. 서툰 영어로 물어보는 어른에게 한 아이가 그냥 예스라고 해서 옥신각신 했다는 것이다. 하기야 10명이 넘는 아이들이 어른 없이 한꺼번에 다니는 게 이상해보였겠지. 아무튼 뷔페식 전통 회전초밥 집은 아니지만 일본에서 배부르게 초밥을 먹어봤으니 좋은 경험이다. 역시 초밥은 일본이 최고라고 아이들이 만족스러워 한다. 여행지에서 먹는 맛있고 특색있는 음식, 그것은 무엇보다 여행의 큰 즐거움이다.

 

 

 

  오사카 도톰보리. 마지막 문화 공연. 우리가 조선 통신사다(?)

 

 


일본 선물 가게에서 간단한 쇼핑을 할 수 있도록 선물비를 나눠 준다. 학생들이 몇 만 원 짜리 선물을 살 수는 없다, 100엔 숍이 우리 수준이다. 도톰보리 센니치마에 거리, 빅 카메라 건물 8층에 100엔 숍이 있다. 물건이 많다고 이것저것 욕심내지 마라. 우리나라에 대부분 있는 것이고. 싸다는 것은 중국산일 경우가 많으니까 일본 와서 중국산 선물 사가지고 가는 것은 우스운 일라고 일러준다. 한 시간 뒤에 아이들은 비닐봉투에 볼펜이며 장난감을 담아왔다. 그 중에는 출국 심사장에서 빼앗길 침이 뽀족한 다트를 사온 아이도 있고, 선물 살 돈으로 터키 아이스크림 사먹은 아이도 있다

 

 

  

 아이스크림 맛 좋아요!

 

 

그리고  실내 물고기 낚시장에서 낚시 하느라 선물 살 돈을 날린 아이도 있다. 여행을 하면서 꼭 선물을 사야 하는 건 아니니까 아무래도 좋다. 여행은 머리와 가슴에 담아 가야 한단다. 꿈보다 해몽이다.  

 

 

 

   도톰보리 터키 아이스크림 집.  가게 주인이 형제다. 간단한 손 쇼를 보여 준다.

 


이제 마지막 밤이다. 마지막이라는 말은 언제나 가슴을 짠하게 하는 구석이 있다. 아이들과 둘러앉아 4일 동안 함께 보냈던 시간들을 더듬어 본다. 많이 걸어 힘은 들었지만 아주 좋은 추억을 만들었어요... 대학교에 가면 친구들과 함께 올거에요,.. 일본 말고 다른 곳은 안 가나요... 여행의 재미를 알았어요... 아이들의 의젓한 이야기들이 여기저기서 쏟아진다. 돌아가면 또다시 개구쟁이 철부지 짓을 하겠지만 며칠 동안의 여행이 아이들의 생각을 부쩍 자라게 한 것 같은 느낌은 그냥 내 생각인지도 모르겠다. 

 

 

 


 

내일이면 간다. 기억 남는 것 발표하기

 


떠나는 날 아침이다. 오늘은 한 시간이 늦은  8시에 밥을 먹고 쿠로몬 시장을 둘러보는 것이 일본 배낭여행의 마지막 일정이다.

 

 

 

 

  오사카 쿠로몬 시장

 

 

짐을 정리하고 안내 데스크에 맡겨둔 여권을 챙겨서 호텔을 나오는 아이들의 모습에는 마지막이라는 아쉬움과 집으로 돌아갈 설레임이 뒤섞여 있다.

 

 

 

 

  쿠로몬 시장 과일 가게.

 

쿠로몬 시장은 우리나라 재래시장 같다. 상가 거리가 깨끗하게 정리정돈 되어 있다. 수박도 쪼개 팔고, 채소, 과일, 생선 등등 없는 빼고 다 있다. 일하는 아가씨를 교육 시키는 모습도 보이고, 물건을 진열하는 사람들도 보인다. 어디를 가도 사람 사는 풍경은 비슷하다. 시장은 언제나 활기차고 그 속에는 사람 냄새가 난다. 그동안 쓰고 남은 동전을 모두 모아 돈이 되는 만큼 과일을 사서 아이들과 나눠먹는다. 입 안 가득 전해지는 단맛에 기분이 절로 좋아진다.

 

 

 

 

 수박 먹기. 나중에 화장실 찾는다고.....,

 

 

이제 난바 역에서 전철을 타고 간사이 공항으로 가야한다. 간사이 공항으로 가는 전철에서 아이들은 대부분 잠이 들었다. 마지막 밤이라고 모여앉아 과자 파티를 하느라 간밤에 잠을 설친 모양이다. 며칠 동안 함께했던 친구들, 시간들, 장소들이 아이들에게는 좋은 추억으로 남게 되기를 바란다.

 

 
 

*덧붙이는 글: 이 글을 올리는 2008년 11월은 우리 경제 사정이 어려워 한국돈 가치가 많이 떨어졌다. 안타까운 마음이다.

 

  **인물 사진은 허락없이 올렸습니다. 나쁜 사진이 아니니 이해 해주세요.

  

~ 굴렁쇠 ~





출처 : 체험학습굴렁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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