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행과 아이들

군인들이 죄없는 사람들을 죽였어요

갈밭 2009. 6. 20. 08:54

 

“군인들이 왜 죄없는 사람들을 죽였어요? 억울하게 죽은 사람들이 불쌍해요.”


 산청․함양 사건 추모공원내 전시실에 영상 자료를 보고 초등학생들이 한 말이다.

국민들을 보호해야할 군인들이 되레 아무 죄없는 국민들을 705명이나 무참히 죽였다는 것이 초등학생들에게는 쉽게 납득이 되지 않는다.

 

 

 

 ▶전시실내  양민학살  모형.


산청․함양 그리고 거창 양민 학살 사건은 나라를 지키고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해야할 군인이 국민을 대량 학살한 사건이다. 아이들뿐만 아니라 이 사건을 처음 접하는 어른들도 충격이다. 어럼풋이 들었던 진실을 오늘 확실하게 도장을 찍어 보자.


지난 6월 14일 초등학생들이 경남 산청․함양 사건 추모 공원과 산청 빨치산 토벌 전시관을 찾았다.

드문드문 찾아오는 사람들로 인해 일요일은 전시실 관리하는 사람이 한사람이다. 먼저 전시실 2층에 있는 영상 자료를 보여달라고 하니 초등학생들이라 조금 꺼려했다. 초등학생들이 산청․함양을 사건을 쉽게 이해 할려면 영상 자료를 봐야 한다. 보여 달라고 했다.

 

 

 

  전시실 2층에 있는 영상 자료실.

 


박물관이나 전시관에 가면 그에 관련된 영상 자료를 상영하는 곳이 대부분이다. 그래서 다른 곳을 보기 전에 영상자료를 먼저 보는 것이 전시실 자료를 쉽게 이해 할 수 있는 한 방법이다. 영상 상영 시간은 15분 정도이다. 산청함양 양민학살사건에 관련된 영상자료가 남아 있는 것이 없어 그때 당시 상황을 재연한 영상이다. 적은 예산 때문인지 어른이 보기에는 내용이 어설퍼 보이지만, 아이들에게는 군인들 살상 장면을 한눈에 볼 수 있어 집중을 잘한다.


1층 전시실에는 산청․함양 사건이 일어난 배경과 사건 진행 과정을 볼 수있다. 전시실은 두 곳으로 나눠져 있는데, 두 곳에는 그 때 당시 구사일생을 살아난 사람들의 피맺힌 증언들을 담은 영상이 상영되고 있다. 2층 영상자료에서 다 볼 수없는 내용을 자세히 볼 수 있다.

 

 


 

 ▶전시실 1층에는 사건 증언 영상실이 두 개가 있다.

 


사건 이해를 돕기위해 강희근 교수가 쓴 ‘산청․함양 사건의 전말과 명예 회복’ 이란 자료를 살펴보자.


산청․함양 양민학살 사건은 국군 제 11사간 9연대 3대대가 중심이 되어 1951년 2월 7일(설날 다은날인 음력 1월2일) 한국전쟁 한참 진행중이던 때 지리산 공비토벌작전의 이름으로 산청군 금서면, 함양군 휴처면과 유림면 주위에서 양민 70명을 학살한 사건을 말한다. 같은 작전에 의해 거창군 신원면에서도 이틀 뒤로부터 3일간 1951년 2월 9일에서 11일까지 양민 719명이 학살되었다.


사단장 최덕신이 ‘견벽청야’ 라는 작전 명령에 의해 반드시 확보해야 할 전략 거점은 벽을 쌓듯 견고히 확보하고 부득불 포기하는 지역은 인원과 물자를 철수하고 적이 이용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없애 빈 들판을 남겨 준다는 것이었다.



죽은 사람 85퍼센트가 어린이 노약자였다. 여기에서 그 어떤 명분, 어떤 이념의 잣대, 어떤 작전명령으로도 설명 될 수 없다. 잘못된 생각을 가진 군인들에 의해 아무 죄없는 사람들이 억울하게 죽어 간 것이다.

 

 

 

 

 ▶전시실에 있는 사망자 분포도. 전실 입구 벽에는  제주 4.3항쟁 관련 자료도 있다.

 

우여곡절 끝에 재판은 열렸지만, 최종 책임자인 신성모(국방장관)나 최덕신(사단장)은 무혐의로 재판대상에서 제외되었다. 조건과 내용의 차이는 있을지라도 이런 잘못된 역사는 그 뒤에도 이어졌고, 이런 역사는 시간과 장소, 내용은 조금 달라도 아직 진행되고 있는 현실이다.

 

 

 

  민간인 학살을 주도한  지휘관. 그 뒤 이 세람이 삶이 어떠 했는가를 꼭 살펴봐야 한다.

 


공식으로 불려지고 있는 이름이 산청․함양 사건이다. 군인들이 저질런 대량 학살이 단순히 사건으로 부르고 있다. 묘지 이름도 산청․함양 추모공원으로 부르고 있다.  이름만 들으면 어느 지방마다 있는 추모공원으로만 생각 할 수 있다.

 

 

 

 ▶산청 함양 양민학살 사건 희생자 위령탑. 

 


광주 5.18묘지도 ‘국립광주 5.18민주묘지’ 로, 마산 3.15묘지도 ‘국립마산 3.15민주묘지’ 그 성격을 분명히 하고 있다.


산청․함양 사건도 ‘산청․함양 학살사건’ 으로 추모공원도 ‘산청․함양 학살사건 추모공원’으로 불려야 하지 않을까 싶다. 학살이라는 말이 들어가면 너무 섬득한 느낌이 든다고 아이들 핑게는 댄다면 그것은 괜한 걱정이다. 요즘 아이들은 다양한 매체로 통해 다양한 정보를 얻고 있으며, 이슬만 먹고 자라는 요정도 아니다. 초등학교 6학년 1학기 사회과 탐구에서 광주항쟁에 대해 배우고 있고, 방송영상에서도 1980년 군인들이 광주 시민들에게 가하는 폭행 장면들을 여과없이 나오고 있다.


아무런 저항 한번 해보지 못하고 죽음을 당했고, 오랫동안 한으로 살아오다가 명예만 회복되어 학살사건 추모 공원이 만들어졌다. 산청․함양 학살사건에 직접적인 관련된 사람들이 대부분 죽음을 당한 이유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잘못된 역사가 반복되지 않는 것, 그것이 더 큰 명예회복이고 추모공원을 만든 이유일 것이다.

이름에서부터 그 사건이 가진 뜻을 정확하게 알 수 있도록 했으면 한다.

 

 

 

 

▶등록 되지 못한 미등록  희생자 남녀 묘. 


지방자치단체에서 지역 축제를 알려내는 노력에 조금만 보태면 될 것이다. 많은 국민들이 민주를 갈망하는 시대에, 역사 사건도 지방지치단체를 알리는 훌륭한 홍보 수단이 될 것이다.





**찾아 가는방법 :


산청․함양 사건 홈페이지(http://shchumo.sancheong.ne.kr)를 먼저 둘러보고 가자. 자세한 길 안내가 되어 있다.

나오는 길에 구형왕릉(화계 시장에서 우회전) 둘러 볼 수 있다. 시간이 나면 함양․남원쪽으로 가면 칠선계곡이 나온다. 칠선계곡에는 벽송사와 서암이 있다.  서암에는 석굴암처럼 인공적으로 만든 동굴로 화려한 불상을 볼 수 있다.

 

 

  생초 나들목을 나와 화계에서 경호 중,고등학교를 지나면 있다. 간판이 작으니 잘 살펴보고

   가야한다.


현대사 기행을 초점을 맞춘다면 대전․통영 고속도로를 타고 나가 단성 나들목을 빠져 나가지리산 중산리 쪽으로 가면 중산리 주차장에 빨치산 토벌 전시장이 있다. 한국전쟁때 지리산에서 죽어간 빨치산과 토벌대의 아픔 역사를 살펴 볼 수 있다.


대전․통영 고속도로 산청 나들목으로 빠져나가 신원면 쪽으로 가면 거창양민학살추모공원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