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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룡사 장승! 어리버리한 벅수이기도 하다.1

갈밭 2013. 1. 25. 17:42

 

*  창녕 문화 유적 얘기

   하나 : 창녕 관룡사 장승 어리버리한 벅수이기도 하다.

 

 

창녕의  상징은  당근 생태계 보고 우포늪이지요.

등산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화왕산을 꼽지만, 화왕산을 오르고 우포늪을 찾는 경우도 있고,

우포늪을 들렀다가 창녕 곳곳에 있는 문화 유적지를 둘러 보기도 합니다,

문화 역사와 생태가 어우려진 창녕 이야기를 하나씩 해 볼까  합니다.

이야기 풀어 가다가 생뚱 맞은 얘기도 나올 것이고, 문헌에 나와 있는 내용과 다른 내용이 있을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때는 말씀을 꼭 해주세요.

늘 그렇지만 해박한 지식을 가지고 얘기 하는 것이 아니라, 그냥 보고 생각한 내용이 대부분입니다.

오로지 지 생각이라는 얘기입니다. 

 

창녕 옥천 계곡으로 올라가면 창녕의 대표적인 절인 관룡사가 있습니다.

창녕군립공원으로 지정되어 있어 어른은 입장료2,000원, 주차료 3,000원을 내야 들어 갈 수 있습니다.

옥천은 고려말 공민왕 때 백성들을 위한 개혁정치를 할려고한 신돈이 태어난 절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 절 이름이 옥천사이고 옥천 계곡도 절 이름과 관련이 있겠지요.

옥천사 터는 관룡사 올라가는 길에  절터만 남아 있고, 언뜻 지나다 보면 나무에 가려 잘 보이지가 않지요.

언제부터인가 표지판을 작게 세워 놓았습니다.

관룡사 돌장승도 관심을 가지지 않으면 그냥 지나치기 쉽습니다.

 

관룡사 주차장을 못 미쳐에 계곡과 논사이에 돌장승이 두 개가 서 있습니다.

돌장승이 서로 마주보고 도로를 등지고 있어 그냥 지나다보면 놓치기가 쉽지요.

 

 

 

 

 

 

 

 

 

  ▶돌장승이 서 있는 길은 차가 다니기 전에 다녔던 오솔길입니다. 장승 아래 보이는  계곡 풍경이 미지에

    세계로 나아가는 길 같습니다.

 

 

이 돌장승은 10년전 쯤에는 돈이 되겠다 싶어  훔쳐 간 일이 있습니다. 장승을 우습게 본 것이지요.

도둑 맞은  장승을 다시 찾아와 관룡사 일주문이라고 할 수 있는 관룡사 담장 아래에 세워 둔 적이 있습니다.

장승은 절 경계를 표시하기도 해서 절 입구에 주로 세워 놓지요.

지금의 자리가 돌장승이 서 있기로 안성맞춤이지요.

돈이 된다면 다리 표지동판도 훔쳐가는 세상에 돌장승들의 수난은 어디 관룡사 뿐이겠습니까.

관룡사 돌장승 수난 못지 않게 나무장승을 우습게 생각하다가 크게 당한 옛얘기가 있습니다. 

 

판소리기 변강쇠전에 나오는 나무장승 얘기가 그렇습니다.

옹녀가 날마다 먹고 놀면서 지 무기(?)만 자랑하는 변강쇠를 탓하며 산에 가서 나무라도 해오라고 하지요.

옹녀 닥달에 산에 나무를 하러 간 변강쇠가 지게에 한 짐지고 온 것이 죄다 나무 장승이였지요.

변강쇠 다운  만용이라고 할까요? 기개라고 할까요?

한 성격하는 옹녀이지만, 마을을 지켜주는 수호신인 장승를 베어 왔으니 놀랄 수 밖에요.

그래서 당장 제자리 갖다 놓으라고 하지만, 옹녀 잔소리에 억지로 나무 하러간 변강쇠가 여기에 질 수가 있겠어요.

옹녀의 질책에 아량 곳하지 않고 장승을 도끼로 장작 패듯 하여 군불을 때고 말았지요.

얘기가 여기에 그치면 변강쇠는 천하에 무지막지한 사람이 되겠지요.

또 한편으로 그까이 것 미신 따위는 필요 없어 하는 얘기가 되겠지요.

하지만 옛 사람들의 장승에 대한 생각은 남 달랐으니까, 얘기는 계속 이어 질수 밖에 없습니다.

변강쇠는 마을 사람들이 정성들여 만들어 세운 장승을 훔쳐서 군불을 지폈으니 마을 사람들은 변강쇠를 아주 무식한 패륜아라고 했겠지요. 

요즘으로 치면 '공공기물 절도죄' 라고 할 수 있을까요?

 이런 죄명이 있는감요?

 

하였튼 늘 그렇지만 우리 옛이야기에는 악한 사람은 벌을 받게 됩니다.

요즘 시대는 어떻습니까?

확실히  그렇다고 얘기를 못하겠습니다.

그렇다고 전혀 안 그런 것은 아니지만, 그 세월이 너무 길고 악한 사람들이 벌을 받기 전까지 저지른 행패에 많은 사람들이 고통 받는 다는 것이지요.

 

다시 얘기를  원점으로 돌리고예.

 

변강쇠를 그냥 놓아 두다가는 함양에 있는 나무장승이 남아 나지 않겠다 싶어, 함양장승 대방이가 전국 장승들에게 변강쇠가 저지른 일을 알리게 되지요.

목숨이 위태로운 장승들이 힘을 합쳐  변강쇠를 응징 하게 되지요.

어떻게 응징을 하냐면은요?

갖은 병균을 옮겨 수십 가지 병으로 고통 당하게 한다는 얘기입니다.

천하의 변강쇠라고 해도 장승을 함부로 하면 병으로 고통당하고 제 명에 못산다는 얘기겠지요.

 

 

▶남해 다랑이 마을에  있는 남근석입니다.  남근석은 자식을 많이 낳기를 바라는 다산과

  권력의 힘을 상징하는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아이들은 성기 얘기만 나오면 변태라고 하는데 성기는 옛부터 신성스럽게 취급되어 왔습니다.

 

 

 

▶제주도 돌하루방 공원에 있는 망주석 모양의 남근석입니다. 성황당 돌무지에 앞에 서

  있는 것이  특이 합니다,

  백성들의 무덤인 산소 앞에 서 있는 망주석도 남근석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지금은 연꽃 모양이나 다람쥐가 나무에  올라가 가는 모습으로도 새기도 하지요.

 

 

▶제주 돌하루방 공원에 있는 남근 모양의 돌하루방입니다.

  신체를 아주 잘 표현한 작품입니다.

 

 

다음은 장승 이름에 대한 얘기입니다.

민속학자 주강현 선생의 얘기로는  경기, 서울 지역에서는 장승이라고 했고, 평안도 지역에서는 당승, 전라도나 경상도에서는  장승, 벅수, 법수, 벅시, 충청도에서는 수살막이, 수살목, 장승, 장신으로 부르기도 하지만, 할머니당산, 할아버지당산으로 부르기도 해서 장승이 미륵신앙과 연결시키기도 한다고 합니다.

그래서 각지역마다 부르는 이름이 조금씩 다르지요.

신라와 고려시대에는 장생(長生) 이라고 했다고 하지요.

그래서 장승을 장생에서 나왔다고 하는 사람들도 있다고 해요.

절 경계를 표시하기 위한 단순한 경계표지석이라면 구지 사람의 얼굴을 왜 새겨겠냐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또 하나의 얘기는 거리를 표시하기위해 흙, 돌을 쌓은 것으로 장정(長亭 ), 단정(短亭) 하다가 장승이 되었다는 얘기도 있습니다.

가끔 나무 장승에 한양 100리 하는 식의 거리를 기록한 장승이 기록으로도 남아 있다고 하는군요.

이상은 주강현 선생님 이야기입니다.

 

절과 마을의 경계를 표시하고, 거리를 나타내는 이정표 역할을 하던 장승이지만,

 무엇보다 큰 역할은 마을 사람을 잡귀로 부터 지켜주는 수호신 역할이겠지요.

잡귀라고 하면 귀신, 도깨비가 아니라 옛사람들의 가장 큰 재앙이였던 전염병으로 부터 마을을 지켜주는 것이지요.

절을 지켜주는 수호신 역할은 인왕상과, 사천왕이 주로 하지요.

 중국,일본 사찰에도  사천왕이 있지만 우리나라는 임진왜란 이후 사천왕이 더 중요시 됩니다. 

그래서 사천왕전이 따로 만들어져  일주문 뒤에 독립된 전각으로 배치를 하게 되지요.

마을앞 서 있는 장승도 임진왜란 이후 인조 임금 이후 많이 나타 난다고 합니다.

그렇다고 지금에 와서 장승을 너무 신앙으로 생각해서 미신이다 할 필요는 없는 것 같습니다.

장승을 보고 소원을 빌고 신앙의 대상으로 삼는 사람은 거의 없으니까요?

그냥 우리의 전통 민속이구나  아님 우락부락한 조각품이구나 하고 보면 됩니다.

 

다음은 장승의 이름과 모습에서 따온 얘기를 해 볼까 합니다.

장승은 돌하루방과 같이 눈이 부리부리 하고, 우락부락하게 생겼습니다.

어떤 장승은 어리숙하게 보이기도 해서 친밀하게 느껴지기도 하지요.

어릴적 어른들이 약삭 빠르지 못한 아이를 '벅수 같은 놈'이라고  했습니다.

저도 어른에게 '어이구 벅수 같은 놈', ' 벅수야!' 하는 얘기를 듣고 자랐습니다.

한마디로 어리버리한 사람을 벅수라고 불렀습니다.

당근 요즘 아이들은 벅수라는  말을 모르지요.

장승을 다른 말로 벅수라고 하고 장승이 많은 곳을 '벅수골' 이라고 하지요.

장승에서 따온 이름인지 정확하게는 모르겠습니다만,

통영에 있는 극단 이름도 '벅수골' 이 있습니다.

 

 

▶창녕박물관 바깥에 있는 남자 돌장승입니다.

  관룡사 들머리에 있는 돌장승을 다시 복원해 놓은 것입니다.

  남자는 관모를 쓰고 있고, 이가 하늘을  향하고 있습니다.

 

 

 

▶창녕박물관 바깥에 있는 여자돌장승입니다. 이가 땅으로 향하고 있습니다.

 

 

이렇듯 알고보면 장승에도 얽힌 얘기가 많습니다.

장승도 계속 진화해서 마을의 소원이나 단체의 소원을 적어 새겨 두는 경우도 많습니다.

통일을 바라거나, 가족 건강을 기원하거나 시험 합격을 기원하는 장승을 만들기도 하지요.

다들 나무로 새기는 장승은 많아도 돌로 새긴 돌장승은 보기 흔하지 않아 창녕 관룡사 돌장승의

값어치는 더  있는 것 같습니다.

관룡사에 가거든 대웅전에 있는 잘 생긴 석가모니 부처님만 보지만 말고, 미지에 세계로 나아가는 길목을 지키는 돌장승에도 눈길 한 번 주세요.

 

 

 

▶제주 돌하루방 박물관에 있는 하루방이 진화한 모습입니다. 

 

다음은 관룡사 얘기 입니다.(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