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행과 아이들

체험학습은 살아있는 공부다 1

갈밭 2009. 10. 13. 06:20

 

*아래 글은 굴렁쇠 체험학습  소개글입니다.

 

 

 

✿ 앎과 삶이 하나되는 체험학습 ✿

 

? 시작하면서

 

사회가 빠르게 변함에 따라 생성 소멸하는 단어가 예전에 비해 훨씬 더 많아졌다. 있던 말이 사라지기도 하고 없던 말이 새로 생겨나기도 하는데 ‘체험학습’이라는 용어도 그 중에 하나라고 할 수 있다. 그 이전은 물론, 지금 40대 전후 세대 어른들의 학창시절을 거슬러 올라가보면 ‘체험학습’이라는 말을 사용하거나 들어본 사람들은 거의 없을 것이다. 말하자면 생활 자체가 체험학습이었다.

 

요즘 아이들의 놀이문화를 살펴보면 컴퓨터나 게임, 휴대폰 등 주로 정적이고 기계적인 것이 대부분임을 알 수가 있다. 반면에 과거를 돌아보면 지금보다 경제적으로는 어려웠지만 오히려 그 시절에는 놀이 문화가 훨씬 더 폭넓고 다양했다. 들로 산으로 뛰어다니며 자연과 더불어 살았던 아이들의 생활은 여유가 있고 자유로웠다. 그 속에서 자연스럽게 자생력과 독립심을 배울 수 있었다.

 

 

 

 

  

 

그런 시절에는 새삼스럽게 체험학습이라는 것이 필요하지 않았다. 많은 사람들이 체험학습의 필요성을 주장하고 체험학습에 관심을 가지는 것은 그만큼 지금의 생활에 문제가 많음을 느끼고 바뀌어야 한다는 인식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문제점이 무엇인지를 제대로 알고 변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진다면 체험학습을 왜 해야 하는지 그리고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한 해답을 찾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아이들의 성장과정에서 환경의 중요함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환경이라는 함은 원래 다양한 것을 포함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환경을 이야기 할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가정이다. 그래서 ‘가정환경’이라는 말이 이제는 하나의 단어처럼 사용되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경우 환경의 범위를 가정이라는 것에 지나치게 한정함으로 생기는 문제점도 적지 않다.

 

사람들은 성장을 해서 사회로 나가면 가정에서 가족과 함께 보내는 시간보다는 사회에서 만나는 사람들과 지내는 시간이 더 길어지고 교류가 훨씬 더 잦아진다. 다양하고 복잡해지는 사회를 살아가기 위해서는 가정환경 속에서 습득한 것으로 다 해결할 수 없는 문제들이 많다. 체험학습은 그런 단절된 환경에서 벗어나 사람과 자연이 더불어 살아가는 방법을 다양한 경험을 통해 배울 수 있다.

 

 

  

? 체험학습을 통해 어떤 효과를 얻을 수 있을까?

 

 

1. 체험학습은 살아있는 공부다.

 

초등학교 입학을 할 때 이름과 주소를 쓸 줄 알아서 신동 소리를 들었다 하면 아이들은 다 농담으로 알고 곧이 믿지 않는다. 그런데 부모세대에서는 그런 것은 흔한 일이었다. 하지만 지금 아이들은 한글은 물론 어지간한 영어와 수학 공부는 기본적으로 해서 학교에 들어간다. 예전에 비해 머리가 좋아졌을 수도 있겠지만 다르게 생각해 보면 마음껏 놀아야 할 아이들이 초등학교 입학하기 이전부터 공부에 혹사를 당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그런데 학교 성적과 관계가 되는, 대부분 책상에 앉아서 이루어지는 지식 습득 작업은 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계속된다.

 

♒ 아래 글은 체험학습을 하고 나서 초등학교 4학년이 쓴 글이다. ♒

 

  

✿ 6월 15일‘창원의 집’에 갔다.

창원의 집에는 여러 가지 집들과 여러 종류의 지붕이 있다.

지붕의 종류에는 팔작지붕, 맞배지붕, 우진각지붕이 있다.

 

팔작지붕은 옆으로 보면 한자 여덟팔자를 닮아 팔작지붕이라 한다.

맞배지붕은 지붕과 지붕이 맞대어 있다고 맞배지붕이라 하고, 우진각지붕은 보통 기와지붕과 비슷하다. 지붕도 각각의 특징이 있는 것 같다.

 

내가 살고 있는 아파트와는 너무 차이가 있다.

내가 만약 집을 짓는다면 불에 타지 않는 기와집을 만들어야겠다.✿

 

 

 

 

 

 

 

♒ 또 다른 글 한 편을 보자. 같은 4학년이 쓴 글이다. ♒

 

✿ 우포늪은 살아있는 자연사 박물관이라고 불린다.

오늘 찾은 곳은 목포늪이다. 목포늪은 우포늪만큼이나 볼 것이 많았다.

 

목포늪에는 많은 식물들이 살고 있었다.

개구리밥, 어리연꽃, 자라풀, 마름, 갈대 등을 보았는데 그 중에 자라풀이 제일 신기했다.

자라풀은 연못에서 사는 수중식물인데 잎은 둥글고 심장모양이다.

 뒷면이 자라등처럼 울퉁불퉁하게 생겨서 자라풀이라고 한다.

잎 중간에는 조금마한 공기주머니가 있었다.

 

물속에 사는 식물들은 물속에서 살기 위해 특징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그런 식물들이 물을 깨끗하게 해 준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

 

 

 

 

 

두 편의 글 속에는 각각 지붕의 종류와 식물의 종류가 나온다. 컴퓨터에 앉아 인터넷 검색창을 치게 되면 구지 그 장소에 가지 않더라도 지붕의 종류와 늪에 사는 식물의 종류가 잘 찍은 사진과 함께 자세히 설명이 되어 화면에 뜰 것이다.

 

그런데 직접 찾아가서 눈으로 보고 손으로 만져보고 느낀 것과 모니터를 통해서 보는 차이는 무엇일까? 사진으로 본 것은 금방 지워지지만 오감을 통해 습득된 살아있는 경험은 평생 동안 자신의 것이 된다. 그것이 바로 체험학습을 통해 할 수 있는 살아있는 공부다.(어어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