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저씨가 아저씨라고 부르라 했어요
몇십년 전만 해도 학생들에게는 선생님하면 학교 선생님이 대부분이었다.
요즘은 학교 못지않게 학교 밖 선생님이 많아 선생님이라고 부르는 폭이
넓다. 나는 굴렁쇠기자단이나 체험단을 처음 꾸릴 때부터 아이들에게
굴렁쇠 아저씨라고 부르라고 해서 다들 굴렁쇠 아저씨라고 부른다.
처음에는 굴렁쇠 아저씨라고 부르는 것이 어색한지 “진짜로 아저씨라고
불 러 도 괜 찮 아 요 ? ” 하 고 묻 는 일 이 많 았 다 . 좀 친 해 진 아이들은
굴렁쇠아저씨를 줄여서 <굴찌> 또는 <굴아>, <굴렁이>라고도 한다.
소통의 첫 걸음은 서로 부담이 없어야 한다는 생각이다. 소통이 너무 잘
되어 놀리는 경우도 있지만, 그것이 나를 고의적으로 욕하고자 하는 이유가
아니면 그냥 둔다. 어릴 적 경험에 비춰 어른은 늘 크고 무섭다는 인식이
자리 잡고 있어서, 나중에 내가 어른이 되면 그렇게 하지 않아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어른은 아이들을 가르치거나 훈계하는 대상으로만 생각하는 경우도 있다.
정치인이나 이름난 어른들도 어린이뿐만 아니라 국민들에게도 친근한 옆집
아저씨처럼 소통 잘 하는 사람이 우리나라에 있다면 국민들이 더 행복하지
않을까 싶다.
가끔 아이들인지라 장난이 심해 너무 버릇없이 굴 때는 못하도록 한다.
그 기준은 다른 친구들에게 좋지 않는 영향을 미칠 경우이다. 어떤 아이는
아저씨로 부르는 것이 마땅찮다고 꼭 ‘굴샘’이라고 하는 경우가 있다.
어쨌든 좋다. 앞에서 좋은 얘기 하면서 뒤에 가서 욕하는 경우보다는 나을
것이다. 앞에서 할 이야기 다 하면 뒤에 가서는 욕할 일이 없을 테니까.
어느 날 체험활동을 하고 있는데, 지나는 어른이 아이들이 아저씨라고
부르는 것을 듣고 이렇게 야단을 친 적이 있다.
“야! 선생님에게 아저씨가 뭐꼬? 요즘 아이들이 참 이상하다.”
그러자 아이들은 합창 하듯이 이야기 한다.
“아저씨가 아저씨라고 부르라고 했어요.”
그 어른은 이런 생각을 했을까
‘아이들도 이상하지만, 어른은 더 이상하네"
(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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