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과 시장 나들이를 하면, 아이들이 이것저것 물어본다.
그 물음중에 하나가 "엄마 왜 이름이 그렇게 짓었어?" 하는 '왜 이름을 그렇게 부르는 거야?' 하는 아이의 물음에는 쉽게 답을 할 수가 없어 머뭇거린 경험이 있습니다.
많은 것을 배운다는 학교에서도 배운적인 없습니다.
생존을 위해 살기 바빴던 우리 부모에게는 더더욱 들을 수 없는 이야기였습니다.
제 경험은 그랬습니다.
'글~쎄.' 하면서 살아온 경험을 바탕으로 아이의 물음에 얼치기 답을 해주지만, 뭔가 아쉬운 점이 많습니다.
저도 이런저런 책(특히, 바다생물 이름 풀이 사전-박수현지음/지성사) 이야기를 참고하고, 어시장 생선가게 사장님에게 들은 이야기를 모아 바다 생선 이야기를 하고자 합니다.
~ 마산 어시장 좌판에 누워 자태를 뽐내는 고등어. 꽁지가 삼각형이다. 머리가 고기인 인어을 닮았다는 생각이 든다.
하체는 날씬하다.
제가 어릴적 살았던 집은 국도 14호선이 지나가는 곳에 있었습니다.
대문을 열고 나가면 바로 도로였다보니, 아이들이 놀기에는 위험곳이었습니다.
가끔 위험한 일을 당할뻔 적도 많았습니다.
이렇게 위험한 도로옆에 집이 있었지만 아이들에게는 재미있는 일도 있었습니다.
그 중 하나는 빵이나 먹을 것을 싣고 가는 화물차가 사고가 나면 아이들은 사고난 차에 모여듭니다.
그리고 논에 흩트려진 빵을 얻어 먹는 일이였습니다.
화물차 주인이나. 기사에게는 아주 불행한 일이지만, 철없던 어린 아이 생각으로는 그랬습니다.
먹을거리가 많지않던 시절 이야기입니다.
지금은 이런 사고난 난 차에 흩트러진 빵을 주워먹는 아이는 없을 것입니다.
한날은 고등어를 가득 싣고 가던 차가 논에 뒤집어 진적이 있었습니다.
요즈음에는 냉동차에 생선을 싣고 다니지만, 그때만해도 냉동차가 없어, 뚜껑없는 화물차 뒷켠에 갖 잡아 올린 고등어를
싣고 다녔습니다.
차가 뒤집어 지면 고등어가 논 바닥에 그대로 쏟아 졌습니다.
오랫놓아 두면 상하기 때문에 주인 허락하에서 뒤집어진 차 주위에 몰려든
사람들이 나눠 가져왔습니다.
사고를 낸 기사와 고등어 주인에게 억수로 미안하지만, 그때 마을사람들은 일주일은 고등어로 잘 먹었습니다.
집집마다 고등어 굽는 냄새가 일주일 동안 온마을에 풍겼습니다.
그래서 고등어를 먹을때마다 그 기억이 나곤 합니다.
명태와 함께 고등어는 서민들이 값싸게 접할수 있는 생선이였습니다만, 이제는 값싼 고등어가 아니라
등푸른 생선으로 대우를 받고, 많이 잡히지 않아 값이 많이 바싸졌습니다.
식당에서 파는 고등어 조림도 가격이 제법입니다.
뭔 고등어 이야기 한다면서 지난 이야기를 잔뜩했냐고요?
아이들에게는 고등어 사실적인 이야기 못지않게 부모의 어린시절에 얽힌 이야기를 더 좋아합니다.
그럼 고등어 이야기를 하겠습니다.
생선 이를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에는 이름에 얽힌 이야기는 백성들이 생활속에서 본 모습을 딴 것이 많습니다.
그 이름들이 글을쓰는 선비들이나 관청을 거치면서 한자 이름으로 바뀌거나, 한자 음만 빌려 쓴 것이 많습니다.
고등어가 그 중 하나입니다.
등이 둥글고 불풀어 오른 모양이라고 해서 붙여진 이름입니다.
조선 성종때 우리나라 지리와 풍속을 적은 <동국여지승람> 에는 옛 칼 모양을 닮았다고 하여 '고도어' 라고 했다고 합니다.
~벼를 베기위해 만든 반달 돌칼.
그럼 쉽게 옮기면 '산등고기', '칼 고기' 라고 해도 될 것 같습니다.
정약용 선생 형인 정약전 선생이 전남 흑산도를 귀양을 가서 쓴 <자산어보> 에는 푸른 무늬가 있다 하여
'벽문어' 라고 했다고 합니다.
동식물의 특징중에 하나는 살기 위해서 식물이나 동물을 효과적으로 먹는 방법이나, 적으로 부터 자신을
보호하는 방법을 익히는 쪽으로 몸이 발달되어 있습니다.
고등어 몸을 보면 위쪽으로는 푸른 색인데, 이것은 하늘을 나는 새들의 공격을 피하기 위해 푸른 바다 색을 띠고 있다고 합니다.
흰색을 띤 배쪽은 큰 물고기들이 밑에서 물위로 올려다보앗을때 배가 밝은 색이라 잘 보이지 않는다고 합니다.
한 마디로 타고난 위장술이겠지요.
이렇게 위장을 한다고 해도 인간이 만들어낸 전자탐지기와 큰 그물에는 당해내지 못하겠지요.
고등어도 성질이 급한편이라 물 밖으로 나오면 금방 죽어 버립니다.
그래서 고등어는 소금을 뿌려 간을 합니다.
아니면 배를 갈라 말려야 합니다.
그래서 바다와 멀리 떨어져 있는 안동에서 간 고등어가 이름난 것입니다.
안동 간 고등어가 맛있다고 소문이 나있지만, 싱싱한 고등어를 바로 구워먹거나 조림해먹는 맛과 견줘 수가 있을까요?
어쨌든 고등어는 오랫동안 서민들의 영양식으로 이름이 나 있었습니다.
그래서 보리처럼 흔하고 값싸게 먹을 수 있다고 ' 바다의 보리" 라는 이름으로 불리기도 했답니다
20년전만해도 엄청 많이 잡혔던 바다의 보리 고등어였습니다.
용돈이 궁해 싼 술집을 찾았던 젊은이들의 영양식 안주 '고갈비집' 그리워 지는 가을이기도 합니다.
'♥ 여행과 아이들' 카테고리의 다른 글
<어시장구경3>시원한 국물맛 띠포리 (0) | 2009.11.02 |
---|---|
선덕여왕 인기 확 느꼈습니다. (0) | 2009.11.02 |
가야인 얼굴과 내 얼굴 견줘보기 (0) | 2009.10.17 |
곡성 기차마을, 기찻길 옆 섬진강에서 추억을 건지며 (0) | 2009.10.15 |
성폭행으로 죽음을 당한 밀양 아랑이 (0) | 2009.10.1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