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3월 20일 풀꽃모임
장소 - 장유계곡에서 굴렁쇠 장유 어린이들이 강지숙 선생님과 풀꽃놀이한 내용입니다.
"봄나물, 들나물"
아침부터 바람소리가 태풍 오는 듯, 나뭇가지는 이리저리 마구 흔들리고...
우중충한 날씨....
어떡하나 걱정을 했는데,
밖에 나와 보니 바람에 따뜻함이 있다.
그런데...
아이가 감기 기운이 있어서.....
같이 오는 아이가 사정이 있어, 덩달아...
학교 마치고 바로 오라고 했는 아이가, 2시가 되어도 안 온다고.....
사정이 있어서....
......
그래서,
오늘은 태한이, 민석이, 영우, 이렇게 셋이서
아주 단촐하게 나물도 하고, 숲에서 시간을 보냈다.
파릇파릇 돋아 난 나물 하는 중...
쑥, 민들레, 질경이, 소리쟁이, 씀바귀, 환삼덩굴, 개망초는
가위로 자르고,
냉이는 삽으로 뿌리째 캐고....
바구니 하나씩 들고 나물 캐는 아이들 모습이 보기 좋다.
"저는 쑥국 먹어 봤어요. 나물 좋아해요."
"히히히 나물은..."고개 절레절레...
영우는 바구니 들고 이리저리 다니며
나물은 뒷전이고, 개미집 찾아 나서고,
그래도 어느 틈에 와서는 뭘 뜬는지 보고는
"응, 나는 그것 없는데...말투 속에는 도와 달라는 기색이 팍팍....
막내는 자기 물건 끝까지 잘 챙기면서 매사에 진지하다.
바구니에 어느 정도 채웠다 생각이 드는지...
"아, 이제 나 쑥 그만 캐고 싶다."
콸콸 내려오는 계곡물이 더 궁금한 아이들이다.
"그럼, 우리 마지막으로 한 종류만 더 하고 계곡에 가서,
자기가 한 나물 씻기로 하자..음, 우리가 제일 처음 뜯은 나물이 무엇이었지?"
"응..."
나물바구니를 뒤적거려 보는 아이들...
그러다 쏟기도 하고...
"자, 잎이 가늘면서 길쭉한 잎이 두개, 그 사이에 조그마한 넓은 잎이 있었는데..."
....
"아, 이것다."
이름은 생각나지 않지만, 찾아내는 아이들...
"그럼, 그 나물 찾아서 조그만 하고 가자."
우루루루...
환삼덩굴 찾아 여기저기 기웃거리는 아이들 모습이 보기 좋다.
계곡 가장자리에 돌멩이와 낙엽으로 웅덩이 만들어 나물을 씻었다.
두 팔 걷고 나물 씻기에 나선 아이들...
"물 차갑다."
"얘들아, 몇 번만 살랑살랑 흔들다가 바구니에 담아."
"여기에도 있네."
돌멩이 사이에 낀 나물까지 찾아 바구니에 담는다.
씻어 물기 뺀다고 바위에 올려놓았다.
아, 이뿌다.
숲에 들어 오니,
속 빈 밤송이도 말라버린 도토리도 대단한 발견이 된다.
그런데...
영우는 가느린 나무줄기를 붙잡고 무어라 그런다.
자세히 들어보니...
"솔방울을 심어...이리 됐네."
"영우야, 뭐야?"
"응, 솔방울을 저번에 심었는데, 이리 됐어요."
"어, 그래..."
속으로...그건 참나문데...
또 다시 이리저리 뛰어다니더니,
"이것도 솔방울 심어서..."
ㅎㅎㅎㅎㅎ
위에 사진에서 가리키는 나무가 솔방울 심어 자란 나무란다.
무슨 나무일까요???
?
?
?
?
?
?
?
?
?
?
?
?
?
?
요 나무.ㅋㅋㅋㅋㅋ
어떻게 대답 해 줄까???
???
사진 찍고 영우와 이야기를 하고 있으니, 다른 아이들도 모여 든다.
"우와, 대단한 걸...영우야, 솔방울을 심어서 자란 나무는 무슨 나무일까?"
제일 큰 형인 민석이가 "소나무요."
"어, 그렇구나."
"그럼 우리 소나무 찾아볼까?"
"예."
주위를 둘러보니 소나무가 보이지 않는다.
한참을 주위를 찾다가 건너편 산자락과, 약간 위쪽의 경사진 면에 소나무가 서 있다.
"얘들아, 소나무가 어디 있지?"
"저기요."
건너편 소나무로 빽빽한 산을 가리킨다.
"맞아, 또 어디 있지?"
경사진 면에 있는 소나무를 발견하고, 낙엽 쌓인 산길을 걸어
솔방울을 주웠다.
"솔방울 심어 봐요."
"그래."
대답을 하고는 솔방울에 씨앗이 있는 부분을,
자세하게 이야기 해야 하나????
아이들은 포슬포슬한 흙 찾아 파묻고 있는 중에도 머리 속은 복잡하다.
..........
"다 했다."
"잘 했네. 우리 다음에 와서 보자."
"네....."
영우가 힘들게(?) 찾은 진달래나무 줄기 만져보고, 잎 보고,
꽃 열린 것 보고는
"어, 그런데 소나무랑 조금 다르네?"
살짝 이야기 던지자,
몇 번 고개 갸우뚱하고는 개의치 않고 폴짝거리며 뛰어 다닌다.
ㅎㅎㅎㅎㅎㅎㅎ
"애들아, 우리 영우가 찾은 진달래나무 꽃 볼까?"
"여기, 길쭉하게 나온 것 보이지?"
"많지, 그런데 하나만 다른 게 있는데, 찾아볼래?"
암술과 수술을 보고
"암술은 동물로 치면 암컷, 수술은 수컷이야."
가만히 보고 있던 우리의 영우
....
"어, 남자가~~~많은데...작네. 남자가..."
ㅎㅎㅎㅎㅎㅎ
실망한 듯...그 표정이 얼마나 귀여운지...
숲에 쓰러져 있는 죽은 나무위에서
억새풀로 간지럼 태우고 오래 버티기 놀이 하는 중...
막내 태한이는 모자로 미리 준비 중.
나무 냄새 맡기
죽어 있는 나무 냄새 맡기
빈 숲 안으로 기웃거리며 숨바꼭질도 하고,
여우가 되어 보기도 하고...
넷이서 숲에서 보낸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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