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서 집안행사가 있어 잠깐 짬을 내어 용산 전쟁기념관을 찾았다.
까치산 전철역에서 삼각지 전철역까지 가는동안 전철에서는 간첩을 신고하자는
좀 야릇한 공익성 광고방송이 흘러나왔다.
얼마전 풀꽃이 좋아 산과 들을 잘다니던 아주머니가 머리에는 풀꽃 씨앗이, 신발에는
흙이 묻은 채로 모임을 나왔길래,70,80년대에 그런 모습을 하고 다니면 간첩으로 신고 당한다는
농담을 한 적이 있었다.
요즘도 어리숙한 간첩? 아님 산업스파이? 가 있을까?
있겠지. 없으면 국정원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맨날 놀고 먹게, 신문 방송에 나오지 않아서 그렇지
분명히 있겠지,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보니 어느듯 삼각지역에 도착했다.
전쟁기념관을 짓을때 전쟁을 기념한다고 해서 말들이 많았다.
전쟁기념관 이름을 붙힌 것에 문제를 제기한 사람들은
'아무리 처절한 전쟁을 겪은 나라고 하지만 어떻게 전쟁을 기념할 수 있느냐' 였다.
아픔을 잊지 않고 기억해야 다시는 그런 아픔을 겪지않다는 이유겠지.
그런데 모든 것이 그런 잣대는 아닌 것 같다.
10년이 지난 것 같은데 대구에서 지하철 화재가 나서 많은 사람들이 죽고 다쳤다.
그래서 다시는 이런 참상이 일어나지않기 위해 불탄 지하철을 안전 박물관을 만들자고
많은 사람들이 제안을 했지만 대구에서는 안전박물관이 세워지지않았다.
경우에 따라 잣대는 엿 장수 가위처럼 달라지는 것을 많이 보았다.
지금 한반도에서 살고 있는 백성이라면 첫 번째로 떠 올릴 수 있는 전쟁을 꼽으라면
6.25 한국전쟁을 꼽을 수 있을 것이다.
우리가 가장 부끄러워할, 피를 나눈 부모형제를 죽여야 했던 전쟁인 것이다.
그 다음은 많은 일본군이 쳐들어 온나라를 쑥대밭을 만든 임진왜란일 것이다.
삼국, 고려, 조선을 거쳐오면서 숱한 침략을 당한 역사가 있고 그런 아픈 전쟁의
역사가 전쟁기념관에 전시되어 있다.
그래서 다시는 이 땅에 전쟁 때문에 고통받는 것이 없어야 하는 것이다.
전쟁을 기념하면서 까지 전쟁기념관을 짓은 이유인 것이다.
그럼 힘이 없이 침략을 당해야만했던 우리의 역사가 힘없는 나라를 침략했던 역사는 없는가?
있다. 그것은 베트남전쟁인 것이다.
우리가 침략전쟁을 통해 전쟁 아픔을 겪었다면 그런 아픔을 안겨준 베트남 전쟁에 대한
잣대는 어떠한가?
전쟁기념관에서 전시되어 있는 베트남 전쟁에 대한 우리의 잣대는 엿 장수 가위질 잣대이다.
일제 침략을 겪은 나라로서 베트남전쟁은 그 어떤 이유로도 아름답게 꾸밀 수 없는 이야기인 것이다.
그런 점에서 전쟁기념관은 제대로 전쟁을 기념하는 곳이 아니다.
베트남 사람들이 전쟁기념관을 찾았을때 어떤 생각이 들까? 하는 생각을 해봤다.
한국 사람들에게 또 한 번 분노를 느끼고 갈 것 같다.
전쟁기념관이 전쟁을 평화와 사람의 입장에서 아니라
전쟁을 치루고 이긴 사람들 입장뿐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다시 한 번 전쟁이 아닌 평화를 기념하는 기념관이 되었으면 한다.
~전쟁기념관 엄청 크다. 다 둘러 볼려면 시간도 많이 걸리고 다리도 아프다.
~ 한국 전쟁 당시 형인 한국장교와 인민군 아우가 전선에 만나 포옹하는 장면이다.
영화 '태극기를 휘날리며' 한 장면을 떠 올린다.
~ 밖에 전시되어 있는 장갑차. 장갑하면 미군 장갑차에 깔려죽은 미선,효선양이 먼저 떠 오른다.
~ 건물 입구에는 거북선 모양이 가운데를 장식하고 있다.
~보국안민의 기치를 내걸고 썩어빠진 양반계급과 외세에 맞서 싸운 동학군들의 모습이 조각되어 있다.
~일본군에 맞서 싸운 독립군에 조각되어 있다.
~전쟁에 엮이고 얼킨 것을 표현한 평화탑이다.
~한반도 평화를 깬 한국전쟁을 상징해서 평화의탑 위에는 50년 6월 25일을 뜻하는 숫자가 새겨져 있다.
'풍경 사진' 카테고리의 다른 글
용 문신을 새긴 조폭 회화나무 (0) | 2010.04.05 |
---|---|
행복실현당! 정말 시민들에게 행복을 줄까? (0) | 2010.03.25 |
눈오는 날 아파트에 노는 아이들 (0) | 2010.03.10 |
무령왕 청동 신발과 호류지 스님 신발 (0) | 2010.03.09 |
매화꽃이 봄을 알립니다.(기타노텐만구 신사) (0) | 2010.02.2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