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에 사는 초딩들이 4월 19일(일)에 권정생 선생님이 살던 집과 전시관을 찾았습니다.
올 해는 봄이 늦장을 부려 꽃이 다들 늦게 피었지요,
권선생님 대신 앞 마당에는 핀 개나리와 산수유가 아이들을 맞이 해주었습니다.
이름난 사람들의 살던 집이었다 하면 돈을 들여 새롭게 꾸미거나 예쁘게 치장을 합니다.
아이들의 그런 생각을 한 번 무너뜨리는 곳이 권정생 선생님 살던 집입니다.
권선생님 살던 집은 이제 사람의 기운이 없어지면서, 문짝고 틀리고 흙으로 쌓은 벽도
조금씩 물러 내려 앉겠지요.
권선생님이 살던 집은 그렇게 자연에게 돌아갑니다.
강아지똥이 민들레 품에 꼭 안기듯이 말입니다.
사람이 아무리 몸부림쳐도 자연에게 받은 물질은 자연에 모두 놓고 갑니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끝까지 잡으려고 하지요,
그것을 말없이 보여 주는 곳이 권정생 선생님이 살던 집입니다.
권정생님과 함께 살던 호주 '뺑덕이' 라고 이름 붙혀 주었던 개도 이제 없습니다.
권선생님은 안계셔도, 권선생님이 남겨고간 아름다운 그늘은 그대로 남아있습니다.
우리는 그냥 그 그늘에서 마음을 쉬었다 오면 되는 것입니다.
권선생님에 물었습니다.
'마음마져도 모두 자연에게 돌리고 가야하는지요?
마음은 영원히 가져 갈 수가 없는지요?
물질보다도 얻기 힘든 것이 마음이고
때로는 마음을 가질려면 아픔을 함께 가져야 하는데도 말입니다.'
물음에 답은 없었습니다.
대신 마당 앞 밭에는 농부가 밭을 가는 트랙터 소리만 들려왔습니다.
<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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