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는 이야기

커피, 할 말 있습니다.

갈밭 2009. 6. 29. 12:18

 

 

 

 

 

저는 커피를 좋아하지 않습니다.


저는 커피를 마시면 속이 편안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커피를 마시지 않습니다. 커피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커피를 마시면 입이나 속이 편안하다고 하는데, 저는 왜 그런지 그 이유는 잘 모르겠습니다.


억지로 마셔야 하는 커피


80년대 다방에서 커피가 한 잔에 삼백원, 쥬스는 600원 하던 시절에 처음 다방 커피를 마셔봤습니다. 그때는 청춘남녀가 미팅을 할때는 다방을 주로 이용하던 때라, 미팅을 주선한던 친구에게 이쁘게 보일려면 곱으로 비싼 쥬스를 마실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커피 아니면 삼백원 하던 요구르트를 마셔야 했습니다.


간혹 일로 개인 사무실을 방문했을때 저의 의사와는 상관없이 다방에 전화해서 배달 커피를 시켜 줄때가 참 난처했습니다. 시킨 커피를 돌려보낼 수도 없어, 앞 시간에 커피를 마셨다는 핑게를 대며 한 모금만 마시는 시늉만 하곤 하였습니다. 그래서 우리나라에서는 커피 잘 마시는 것도 경쟁력이구나 하는 생각도 했습니다.


 다행히 오랫동안 같이 일하는 사람들은 제가 커피를 마시지 않는 줄 알고 커피를 권하지 않습니다.

 

 

 

 


요즘은 자판기뿐만 아니라 캔으로 나오는 커피도 많습니다. 고마움의 표시로 비싼 캔커피를 선물 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캔은 받고 다른 사람들에게 주면 됩니다.  그러나 가장 곤혹스러울 때가 처음 만나는 아이들이 고마움의 표시로 저의 의사와는 상관없이 자판기에서 커피를 뽑아 줄때입니다. 만남이 지속되면 커피를 마시지 못하는 이유를 설명하지만, 처음이거나 그럴 시간 여유가 없을때는 아이 성의를 생각해서 한 모금 마시고 살짝 버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버릴때 마다 준 사람에게 미안하고 아깝다는 생각을 합니다.


커피 못 마시는 사람의 어려움


전 세계 삼분의 일이 되는 사람들이 커피를 마신다고 하니 지구인의 음료라고 해도 지나친 말은 아닐 것 같습니다. 여든이 훨씬 넘은 저희 어머니도 몇 년전부터 커피를 조금씩 마시기 시작하더니 이제는 습관처럼 드시고 계십니다.


 몇 년전까지만 해도 식당에가서 음식을 먹고나면 주인이 커피, 녹차 따위를  직접 타서 내오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커피회사 영업전략으로 커피자판기가 왠만한 식당에 다 자리 잡고 있습니다. 간혹 커피 이외에 녹차를 나오는 자판기가 있습니다만 대부분 커피만 나오는 자판기가 대부분입니다. 저는 선택의 여지가 없습니다. 요즘은 물이나 커피를 ‘셀프’다면 주인에게 다른 차를 부탁하기도 쉽지않습니다.


커피는 국민의 차인가?

 

차를 선택하는 점에는 일본이 훨씬 나은 것 같습니다. 일본 식당에는 일본차, 또는 오차라 것을 커피와 같이 마실 수 있도록 해놓고 있습니다. 캔이 아닌 일반 자판기에도 녹차나 일본차를 마실 수 있는 자판기가 있습니다. 자판기가 아니더라고 차를 끊어 보온병에 담아 놓아 선택의 폭이 넓습니다.


커피가 다국적 기업에서 판매 된다거나, 우리나라에서 생산되지 않아 외화 유출이 많이 된다는 큰 이야기는 두고도, 커피를 마시지 않는 사람들에게 선택권은 있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몸에 이상이 생겨 의사들에게 진찰을 하게 되면 삼가야 될 음식을 말합니다. 그 순위를 보면 담배, 술, 커피입니다. 사람마다 처지를 전혀 생각하지 않고, 마실 수밖에 없는 분위기를 만든 것도 또 다른 간접흡연 아닐까요? 개인의 의지라고만 말하기에는 함께 사는 사회 구성원으로 좀 억울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