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행과 아이들

놋그릇이 이렇게 좋을 수가~

갈밭 2011. 12. 4. 07:20

 

▶대구방짜박물관에 전시되어 있는 놋그릇과 요강

 

 

청동으로 만든 그릇을 유기그릇이라고 합니다.

쉬운 우리말로는 놋그릇이라고 하지요.

놋그릇하면 떠 오르는 것이 두 가지가 있습니다.

하나는 2차 대전이 한창 일때 이 놋그릇이 일제가 가장 탐내며 빼앗아 갔던 공출 제1호였습니다.

놋그릇을 녹여 총알 만드는 재료로 사용했으니까요.

일제강점기에 살지 않았던 사람도 공출 하면 떠오르는 것이 놋그릇입니다.

어른들이 놋그릇 공출에 많이 시달리다보니 아이들은 그런 얘기를 많이 듣고 자랐수 밖에 없었지요.

 

그리고 또 하나는  제사를 지내는 날, 어른들이 양지 바른 곳에서 짚에다 부드러운 흙이나

연탄 재를 묻혀 놋그릇을 딱았습니다.

이것 저것 제사 음식을 준비해야 했던 여자들로서는 놋그릇  닦는 일이 

힘든 고행이였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빠른 공업화로 색이 변하지 않는 스텐레이스 그릇이 쏟아져 나오자 니네집 할 것 없이,

스텐레이스 그릇이 우리 밥상에 주인되었습니다.

스텐레이스 그릇에 밀려  이때부터 놋그릇은 그야말로  골동품 되었지요.

 

 

 

 

저의 어머니도 이에 뒤질세라 장농에 붙여 있던 장식도 모조리 스텐레이스로 바꿨습니다.

처음에는 닦지 않아 좋았던 스텐레이스 장식이였지만, 

방안에서 누워서 보면 나무 장농과 스텐레이스 장식은 어울리가 않았지요.

나무와 어울리는 것은 역시 놋쇠였다는 것을 깨닿고  후회를 할때는 이미 늦었지요.

 

조상 대대로 사용해 오던 놋그릇을 제사때만 사용하는 그릇으로 생각했고,

무겁다 보니 더더욱 실용 가치를 잃은 이유도 있었을 것입니다.

이런 놋그릇이 음식을 담아 놓으면 살균 작용을 해서 음식이 상하는 것은 지연시켜 주고,

사람 몸에 이로운 기운을 불어 넣어 준다는 사실을 늦게 알았습니다.

 심지어 놋그릇을 닦았던 짚을 오이장아치 위에 올려 놓으면 더 깊은 맛이 난다고 합니다.

이렇게 좋은 놋그릇은 이제는 이름난 한식집이나 냉면집이 아니면 쉽게 보기 힘듭니다.

사람들이 많이 찾을때는 놋그릇을 만드는 사람도 많았지만,

오랫동안 찾는 사람이 적어 이제는 놋그릇이 전통작품이 되어 일부만 살아있습니다.

이렇다 보니 가격도 상당히 비쌉니다.

 

 

▶판매점에 팔고 있는 놋그릇. 작은 접시가 팔만원이다. 생선회를 담아 내면 싱싱한 정도가 오래 간다고 한다.

  폰 크기와 견줘보면 크기를 대충  알수 있다.

 

 

이런 옛 전통을 이어오던 것을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보여주기위해 세운 것이

대구에 있는 <대구방짜유기박물관>입니다.

유기는 놋그릇을 말하는 것이고, 방짜라는 것은 두드려서 만드는 방법이라고 합니다.

형틀에 끓인 구리와 주석을 넣어 만드는 주물기법과, 방짜 기법,그리고 주물기법과 방짜 기법을

섞어 만드는 반방짜 기법이 있다고 합니다.

 

 

 

 

 

대구방짜유기박물관은 팔공산 자락을 올라가다 보면 있습니다.

혹 팔공산이나 갓바위를  찾을때 한 번쯤 들러 보세요. 입장료도 없습니다.(굴)

 

 

  

 

 

 

 ▶놋그릇이 우리 몸에 이렇게 좋다니, 당장 사고 싶은 마음이 생기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