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행과 아이들

성덕대왕신종은 포뢰 울음 소리다.

갈밭 2009. 11. 10. 15:50

 

 

40대 어른들이 종소리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무엇일까?

아마 수업 시작과 마치는 시간을 알리는 학교종 일것이다.

‘학교종이 땡땡~ 시작하는 노랫말처럼 몇 십년전만 해도 학교와 교회의 상징은 종이었다.

그러던 종이 전기를 이용해서 시간을 알려주는 벨로 모두 바뀌어 박물관이 아니면 종을 보기 힘들게 되었다.

40대 기억속에 자리잡고 있는 학교종은 쇠와 쇠의 만남인 서양종이지만, 성덕대왕신종은 청동과 나무의 만남이다.

 

 

 

 ~경주박물관  바깥에 걸려있는 성덕대왕신종.

 

성덕대왕신종은 신라가 삼국을 통일하고 난 뒤, 찬란한 통일신라 문화의 꽃을 피운 성덕대왕의 뜻을 기리기

위해 그의 아들 경덕왕이 처음 만들기 시작한 종이다.

성덕대왕의 아들 경덕왕이 백성들에게 시주를 받아 종을 만들기 시작했지만, 아름다운 소리를 내는 완성된

종을 보지못하고 죽자 그의 아들인 혜공왕때 비로소 완성을 하게 된다.

어린아이를 종에 넣었다는 이야기는 종을 제작하면서 그만큼 백성의 원성이 많았다고 볼 수 있다.

또한 많은 실패를 거치면서 만든 종이라는 것을 짐작케 한다.

 

성덕대왕신종은 우리나라 종의 기본모델이고, 그 소리가 맑고 아름답기로 유명하다.

종의 가장 윗부분에는 음통과 포뢰라는 상상의 동물이 있다.

대나무 모양으로 만든 음통은 신라 신문왕이 신비한 대나무를 점지 받고 만들었다는 피리 ‘만파식적’ 이다.

이 피리 소리를 들으면 만가지 근심걱정을 잠재운다는 피리이다.

 

신라가 삼국통일을한 문무왕 이후 나라의 가장 큰 걱정거리를 든다면, 첫째는 동해바다에 수시로 나타나는

백제유민들이 중심이된 왜구들일 것이고 둘째는, 태종무열왕계의 왕권에 도전하는 신라 귀족들일 것이다.

 이 만파식적 이야기를 만들어낸 것은 무엇보다도 신라 왕권을 강화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볼 수있다.

불국사 다보탑 난간 모양위에도 여덟 개 대나무 모양의 만파식적 모양을 조각한 걸 보면 왕권안정을 위해

신라 왕족이 기울인 노력을 엿 볼 수있다.

 

 

 

  ~경주박물관 바깥에  서있는 새롭게 만든 다보탑 . 연꽃 모양과 팔각 난간 사이에

    대나무 모양 받침목이 있다.

 

음통 또는 음관에는 아주 작은 구멍이 뚫려있다.

작은 구멍을 통해 잡음을 걸려준다고 하니 신기할뿐이다.

 우리나라에서만 볼 수 있는 종 구조이다.

 

 

 

   ~음통에 가운데에 나있는 구멍.

 

음통 옆에는 포뢰라는 용처럼 생긴 상상의 동물이 있다.

 용의 셋째 아들이 포뢰라고 하니, 용이라고 할 수 있겠지만, 자세히 보면 용 모습이지만 바다에 사는 물고기인

 해마와도 많이 닮았다.

물고기에 가까운 용일까?

하기야 용도 상상의 동물이니까 정확한 모습을 이야기 할 수있는 사람은 없을것이다.

바다에 사는 포류중에 가장 몸집이 큰 고래 이름도 포뢰를 두들린다는 뜻인 고뢰에서 고래로 이름이 붙혀졌다고 한다.

중국 명나라 때 호승지가 지은<진주선>에는 용의 아들이 아홉이 있었는데 가장 용 모습을 많이 닮은 것이 포뢰라고 한다.

 이 포뢰는 마음이 약해 조금만 소리를 듣거나, 큰 몸집의 동물을 만나거나 그림자만 비춰도 너무 두려워서

큰 소리로 울곤 한다고 한다.

 

 

   ~종 위에 있는 음통과 포뢰

 

 

그런데 그 울음소리가 엄청 컸으며, 울음소리 또한 아주 아름다웠다고 한다.

아름다운 소리를 내었으면 하는 간절한 마음에서 종위에 포뢰라는 동물을 앉혔을 것이다.

종을 치는 당목을 고래고래 고함을 지른다는 고래가 되고, 천하의 아름다운 소리를 내는 종은 포뢰가 되어

 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고 큰 종소리를 낼 수 있었던 것 같다.

 

용의 셋째 아들 포뢰는 종위에 앉아 아름다운 소리를 낼때, 다른 용의 아들들은 어디로 갔을까?

 

첫째 아들 비희는 거북이를 닮아 무거운 것을 지기를 좋아해서 집 주춧돌이 되었다.

둘째 아들 이문은 짐승을 닮았는데 먼 곳을 바라보기를 좋아해 지붕 위에 올려 두었다.

넷째  폐안은 호랑이를 닮아 감옥문이 달아두었다.

다섯째  도철은 호랑이를 닮아 먹고 마시는 것을 즐겨 솥뚜껑 위에 앉아있다.

여섯째 아들 공하는 물을 좋아해서 다리의 기둥에 떠 받치고 있다.

일곱째 아들 애자는 살생을 좋아하여 칼의 콧등이나 칼자루에 새겨 두었다.

여덞째 아들 산예는 사자를 닮았는데 연기와 불을 좋아하여 향로 뚜껑에에 새겨 두었다.

아홉째 막내아들 초도는 소라 모양으로 생겼는데 문을 열고 닫기를 즐겨 문고리에 붙여 두었다.

 

 

 

 

음통의 기능과 포뢰 이야기의 절묘한 조화가 성덕대왕신종으로 대우받고 있는 가장 큰 이유일까?<계속>